‘성완종 녹취록’ 둘러싸고 막말 설전 계속
내달 3일 최고위 개최 전망
‘박근혜 제명’ 대충돌 불가피
“진흙탕 싸움 막을 방법 없어”
자유한국당 홍준표(왼쪽 사진) 대표 측과 탈당 권유 징계를 받은 친박(친박근혜) 좌장 서청원(오른쪽 사진) 의원 간의 ‘막말 설전’이 계속됐다.
한국당 한 의원은 29일 “홍 대표와 친박 간 진흙탕싸움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이번 주 후반 대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28일 서 의원을 겨냥해 “8선이나 되신 분이 새까만 후배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협박이나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홍 대표는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9월 3일 서 의원과 식사할 때 얼핏 그 이야기(녹취록)를 하며 협박하길래 속으로 ‘이런 사람하고 정치 같이 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또 서 의원이 ‘성완종 리스트’ 수사 당시 홍 대표와 통화한 녹취록이 있는 것처럼 시사한 데 대해 “녹취록이 있다면 공개하라”며 “해볼 테면 해보라고 하세요”라고 자극했다. 홍 대표는 이용주 의원의 실명을 언급하지 않은 채 “국민의당 모 의원의 얘기를 들었는데 그런 거짓 폭로를 하면 천벌받을 것”이라며 “앞으로 두고 보겠다”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녹취록과 관련해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서 의원은 직접 나서지 않고 측근을 통해 반격했다.
서 의원 측근 인사는 “홍 대표는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함부로 얘기하는 탁월한 기술자”라고 비판했다. 이어 “(홍 대표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2010년과 2011년 당대표 경선 당시 홍 대표의 언론특보였다는 사실은 왜 얘기하지 않느냐”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곧 진실이 밝혀질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추가 대응을 시사했다.
한국당 내전은 다음 달 2일 이후 극에 달할 전망이다. ‘박근혜 제명’을 위한 최고위원회의가 2일 오전 10시 이후 개최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규에 따르면 탈당 권유를 받은 사람이 의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열흘 이내에 탈당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지체 없이 제명 처분된다”며 “윤리위가 박 전 대통령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내린 것은 지난 20일이지만 그날이 금요일이라 당이 박 전 대통령이 있는 서울구치소에 징계 결정을 등기우편으로 전달한 시점은 지난 23일 오전 10시였다”고 설명했다.
당 최고위원회는 오는 3일 열릴 가능성이 많다. 홍 대표 측은 표결 없이 ‘박근혜 제명’을 밀어붙일 방침이다. 하지만 친박 측은 “표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친박계가 이번 주 초 회동해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경우 정면 출동 시점이 빨라질 수도 있다.
의원들 간 물밑모임도 활발해졌다. 대구·경북(TK) 의원들은 29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회동을 갖고 당내 문제를 논의했다. 재선 의원들은 31일 만나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홍준표 “8선이 후배 협박” 서청원 “곧 진실 밝혀질 것”
입력 2017-10-30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