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이 28일 첫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하는 집회를 열었다. 청와대 행진을 두고 주최 측과 의견을 달리한 시민들이 따로 집회를 열면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과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으로 장소는 나눠졌지만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같았다.
1년 전의 촛불집회를 주최했던 퇴진 행동 기록기념위원회는 오후 6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촛불 항쟁 1주년 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5만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집회에 참석한 김흥수(57)씨는 “지난해에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겉돌기만 하는 나라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으로 집회에 왔다”며 “지금은 안심하고 지켜보는 마음으로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여전히 바꿔야 할 문제가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정원을 개혁하라” “공영방송 파괴주범 이명박을 구속하라”는 구호가 나왔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 처벌을 요구하는 손팻말이 나오는 등 박 전 대통령에 이어 이 전 대통령의 처벌을 요구하는 시민이 많았다. 조수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처장은 “우리는 이 자리에서 최순실이 구속되고 박근혜 대통령이 구속 재판되는 모습 지켜봤다”며 “이제 이명박을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를 향한 행진에는 주로 시민단체 회원들이 참가했다. 시민활동가 장일수(40)씨는 “사드처럼 어려운 공약은 지킬 준비가 안됐고, 통신요금 인하 등 가장 쉬운 것도 못 지켰다”며 정부에 분발을 촉구했다.
같은 시간 여의도에서는 퇴진행동 측의 청와대 행진 계획에 반대한 7000여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모여 ‘촛불파티’를 열었다. 이들은 촛불행진이 향할 곳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인이 된 청와대가 아니라 여의도로 상징되는 낡은 정치라고 주장했다. 특히 야당을 비판했다. 이들이 든 팻말에는 ‘자유없당·받은정당·국민없당’이라고 적혀 있었다. 촛불파티를 제안한 시민들은 전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많은 시민이 광화문의 촛불과 여의도의 촛불이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생각은 다양하지만 촛불의 마음은 하나, 좋은 사회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택현 윤성민 기자 alley@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광화문·여의도서 ‘촛불 첫돌 기념집회’
입력 2017-10-29 18:50 수정 2017-10-29 2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