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송이 부친 살해 피의자 ‘리니지’ 아이템 거래 정황

입력 2017-10-29 18:50 수정 2017-10-29 22:03
게임업체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 부친 살인 사건 피의자 허모(41)씨에 대해 29일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나 허씨의 범행 이유는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경찰은 허씨가 엔씨소프트가 제작한 온라인 게임 유저였다는 점을 확인하고 게임과 범행 사이의 연관성에 새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허씨가 8000여만원의 빚을 져 매월 200만∼300만원씩 이자를 갚고 있었다고 진술한 점을 중시, 채무가 범행동기였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허씨가 인터넷 게임을 하면서 아이템 거래 등으로 채무를 지게 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추궁하고 있다.

허씨가 엔씨소프트가 만든 리니지 게임의 아이템을 거래하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3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아이템을 거래하려고 한 정황도 발견됐다. 해당 아이템 거래를 제안한 인물이 사이트에 적어놓은 전화번화가 허씨의 번호와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허씨의 게임 접속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통신영장도 신청하기로 했다.

허씨는 이날 오후 수원지법 여주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도 침묵을 고수했다. 흰색 모자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허씨는 ‘왜 살해했느냐’ 등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법원으로 향했다. 이수웅 영장전담 판사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허씨는 지난 25일 오후 7시30분에서 오후 8시50분 사이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소재 윤 사장 부친 집 인근에서 윤 사장 부친을 흉기로 세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허씨는 26일 오후 전북 임실의 국도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범행 전날과 달리 사건 당일에는 허씨의 휴대전화 발신 내용이 없는데다 허씨가 애초 알려진 것보다 이른 오후 3시와 오후 4시에 한 차례씩 현장에 진입했던 정황이 추가로 드러남에 따라 주차 시비에 따른 우발적 범행이라는 허씨의 얘기와 달리 계획범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양평=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