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만 바꿨을 뿐인데… 유럽축구 ‘무패 돌풍’ 두 팀

입력 2017-10-30 05:00

“감독 한 명 바뀌었을 뿐인데”

최근 몇 시즌 동안 부진했던 발렌시아(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올 시즌 초 위기에 빠졌던 바이에른 뮌헨(독일 분데스리가)이 감독을 바꾼 뒤 리그에서 나란히 무패 질주하고 있다. 감독의 리더십과 이에 따른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팀 전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두 시즌 연속 12위로 하위권이었던 발렌시아의 올 시즌 상승세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발렌시아는 28일(한국시간) 알라베스와의 프리메라리가 10라운드 경기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지난 5월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을 영입한 발렌시아는 현재 7승3무(승점 24)로 리그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9승1무(승점 28)의 바르셀로나에 이어 2위다.

발렌시아는 2012년 6월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떠난 뒤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게리 네빌, 파코 아예스타란, 체사레 프란델리 등 수많은 지도자들이 거쳐 갔지만 팀 성적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무려 세 명의 사령탑이 옷을 벗기까지 했다.

하지만 마르셀리노 감독이 부임한 뒤 안정을 찾았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빠른 역습을 통한 공격 패턴을 선호하는데 이는 선수들에게 최적의 전술이 됐다. 젊은 투톱인 시모네 자자와 호드리고 모레노의 유기성이 좋고, 좌우 측면에 스피드와 개인기를 갖춘 윙어가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발렌시아는 올 시즌 27골을 터뜨리며 바르셀로나(28골)에 버금가는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시모네 자자는 개막전부터 6경기 연속 득점 등 지금까지 9골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12골)에 이어 득점 2위에 자리잡아 리그 특급 공격수로 거듭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에서 부진했던 자자는 지난해 발렌시아로 임대됐고 올 시즌 마르셀리노 감독의 조련 아래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뮌헨 걱정이 가장 쓸데없다’는 얘기까지 듣던 전통의 강호 뮌헨은 리그 초 예상치 못한 위기에 빠졌다. 리그 첫 7경기에서 4승 2무 1패를 거뒀다. 수치로 보면 나쁘지 않지만 1위 도르트문트와 승점차가 5점으로 벌어졌고 내용면에서도 흡족치 못했다. 선수들과 안첼로티 감독 간 불화설로 팀웍도 흔들렸다. 결국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파리 생제르망(PSG)에 0-3으로 완패하자 구단은 안첼로티 감독을 경질했다.

이후 은퇴한 지 4년 된 유프 하인케스 감독을 재영입했다. 하인케스 감독은 2012-2013시즌 분데스리가와 UCL,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린 명장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축구현장을 떠나 팬들이 불안감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기우였다.

뮌헨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와의 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하는 등 7승2무1패(승점 23점)로 도르트문트(승점 20)를 밀어내고 리그 선두에 올랐다. 뮌헨은 하인케스 감독 부임 이후 5연승을 달리고 있다.

뮌헨은 하인케스 감독 부임 이후 공격수 전반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최전방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레반도프스키는 시즌 10호골(리그 공동 1위)을 달성했다. 어떤 감독이 오느냐가 팀 성적을 좌우한다는 점을 이 두 구단은 증명하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