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의 3분기 실적이 눈부시다. 하지만 ‘땅 짚고 헤엄치기’식 금리 장사로 재미를 봤다는 비판이 나온다. 때문에 신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해 ‘생산적 금융’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29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KB금융그룹(2조7577억원) 하나금융그룹(1조5410억원) 우리은행(1조3785억원) IBK기업은행(1조2476억원) 등은 전년 대비 껑충 뛴 1∼3분기 누적당기순이익을 공시했다.
‘어닝 서프라이즈’ 배경엔 가계대출 급증이란 그림자가 있다. 가계빚이 1400조원까지 치솟는데 은행은 예대마진(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수익)을 늘려 큰 수익을 올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은행의 핵심 수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상승세다. KB금융은 올해 2분기(2.00%)보다 3분기(2.02%) NIM이 개선됐고, 하나금융그룹과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각각 1.92%에서 1.94%, 1.93%에서 1.98%로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조되며 시장금리가 상승하자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큰 폭으로 올랐다. 금융권에 따르면 3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혼합형(5년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가이드 금리는 지난달 말보다 0.313∼0.440% 포인트 올랐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순호 연구위원은 ‘은행의 생산적 금융 역할 제고 방안’ 보고서를 통해 은행들이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인 혁신 창업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이 벤처캐피털·사모펀드와 관계형 금융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기술력과 함께 특허권, 매출 전망 등 무형의 영업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기업가치평가모형도 개발해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홍석호 기자, 그래픽=안지나 기자
가계빚 폭증 타고… 은행 실적 서프라이즈
입력 2017-10-30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