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도 시진핑에 보고”… 中 1인 체제 공고화

입력 2017-10-30 05:03

최근 당대회를 치른 중국 공산당이 집단지도체제에서 시진핑(習近平·사진) 국가주석 1인 체제로 급속히 재편되는 모습이다. 당 총서기인 시 주석과 당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들 간 상명하복 관계가 확립됐고, 리커창 총리조차 시 주석에게 업무보고를 하도록 규정이 변경됐다.

관영 신화통신은 28일 당 정치국이 전날 첫 회의를 열어 ‘당 중앙 집중영도 강화에 관한 규정’을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회의에서 정치국은 과거 주요기관 당위원회가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업무보고를 하던 것을 25명의 정치국원 모두가 시 주석에게 매년 서면으로 업무를 보고하도록 변경했다. 따라서 리 총리를 비롯해 서열 2∼7위인 정치국 상무위원 6명도 보고 대상자에 포함됐다. 이는 7인의 상무위원단 사이에 상하 관계가 확립된 것으로 1인 1표 ‘민주 집중제’를 표방한 기존 집단지도체제에선 인정되지 않던 일이다.

정치국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시 주석을 “모든 당이 옹호하고 인민이 우러르며 ‘영수’ 칭호에 전혀 부끄럽지 않은 지도자”라고 지칭했다. 또 “시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통일된 영도하에 직책을 수행하고 당 핵심으로서 시 총서기의 지위를 굳건히 수호해야 한다”는 결의문을 냈다.

당대회 이후 후속 인사에서도 시 주석으로의 권력집중 현상이 이어졌다. 시 주석 친위세력인 ‘시자쥔’의 핵심 인사들이 당 중앙과 주요 지방의 요직을 두루 장악한 모습이다. 시 주석의 칭화대 동창이자 기숙사 룸메이트였던 천시가 당 중앙조직부 부부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했고, 시 주석의 저장성 서기 시절 비서였던 리창 장쑤성 서기는 상하이시 당서기로 영전했다.

한편 시 주석 후계자로 거론되다 정치국 상무위원단 진입에 실패한 후춘화 광둥성 서기는 국가부주석 또는 국무원 부총리로 자리를 옮겨 후계 지도자 검증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후임 광둥성 서기에는 역시 시 주석 측근인 리시 랴오닝성 서기가 임명됐다. 또 다른 후계자 후보였던 천민얼 충칭시 서기는 현 임지에 부임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아 당 중앙 보직으로의 이동이 당분간 보류됐다는 시각이 많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