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홍종학 후보자 중기부 장관감 맞나

입력 2017-10-29 17:45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본인과 딸의 고액 증여, 저서를 통한 학벌지상주의 주장 등에 비판 여론이 형성되면서 인사청문회 통과 여부에도 촉각이 쏠린다. 특히 홍 후보자 딸이 초등학생 때 8억원이 넘는 지분을 외할머니에게 증여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늘 ‘부의 대물림’을 비판해온 홍 후보자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변칙·편법증여 의혹까지 불거져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칙·편법 증여는 부유층이 재산을 물려주기 위해 흔히 쓰는 방법이다. 불법이나 위법은 아니지만 세금을 적게 내기위해 세법의 허점을 노린 꼼수다. 만약 사실로 드러나면 홍 후보자의 도덕성은 큰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홍 후보자가 경원대(현 가천대) 교수였던 1998년 집필한 ‘삼수 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는 저서의 일부 내용도 국민감정을 건드렸다. 그는 책에서 “명문대를 졸업하지 못한 사람은 한계가 있다”며 학벌주의를 조장했다. 홍 후보자는 “정제되지 않은 표현들에 대해 이유 여하를 떠나 사과드린다”고 밝혔지만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다. 사람의 능력을 학벌로 판단하는 인사가 중소기업 정책을 책임지는 것은 합당치 않다는 주장이 많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명문대 졸업장보다는 오히려 불굴의 기업가 정신을 독려하는 자세와 약자인 영세기업을 보호하는 의지가 요구되는 자리라는 것이다.

야당은 11월 10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홍 후보자는 몸을 낮추며 청문회 때 자세하게 해명하겠다는 입장이나 돌파구가 쉽게 마련될지 의문이다. 후보자가 그동안 보였던 행태와 모순된 사례들이 잇따라 드러남에 따라 여권 내부는 곤혹스러워 하는 모양새다. 청와대의 인사검증 기능이 이번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