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도 안 피우는데… 비흡연 여성 폐암 급증

입력 2017-10-31 05:05

담배 피는 남성의 암으로 알려진 폐암이 최근 들어 비(非)흡연 여성에게서도 급증세를 보여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폐암학회는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승준(사진), 직업환경의학과 명준표 교수 연구팀이 2003∼2004년 2년간 국내에서 일반 건강검진을 받은 비흡연 여성 600만명을 2016년까지 12년간 추적 관찰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조사기간 중 폐암 진단을 받은 여성은 약 4만5000명이었다. 평균 연령은 61.2세였다. 같은 기간 폐암에 걸리지 않은 이들의 46.8세보다 14.4세가 많았다. 고령층일수록 폐암 발병위험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특히 주 2∼3회 이상 음주를 하는 사람들의 폐암발생 위험도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4.7% 높은 것으로 분석돼 눈길을 끌었다”고 지적했다. 또 주 3∼4회 미만 운동을 하는 여성들은 매주 3∼4회 이상 운동을 하는 여성들에 비해 폐암 발병 위험도가 2.6% 높았다. 다른 암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폐암 발병 위험도가 배 이상 컸다. 이 밖에 정상 체중 보유자에 비해 저체중군에서 폐암 발생 위험이 높았다.

명 교수는 “최근 들어 여성에게서 폐암이 자주 발견되는 이유로 흡연율 증가가 주로 꼽혀왔다”면서 “하지만 흡연 외에 음주 저체중 같은 다른 위험요인들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