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만에 정규앨범 9집을 들고나온 힙합그룹 ‘에픽하이’(멤버 타블로·미쓰라·투컷)가 일주일째 각종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와 남미 10개국 차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미국 빌보드는 “한국 대중음악의 한계를 허물었다”고 치켜세웠다. 올해 데뷔 14주년인 에픽하이는 콘서트에 집중하기 위해 방송 활동을 최소화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과거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다음 달 3∼4일 세 차례 컴백 콘서트를 앞둔 에픽하이를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만나 방송보다 콘서트에 집중하게 된 이유를 물었다.
“저희가 화사한 아이돌 가수가 나오는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과연 누가 좋아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민폐 끼치지 말자는 생각이에요(웃음). 소속사 양현석 대표님께도 안 나간다고 말씀드렸어요. 라이브를 들려드릴 수 있는 콘서트에 집중하고 싶어요.”(타블로) “음악방송 출연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특히 신인 입장에서는요. 그런 친구들이 기회를 더 얻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어요.”(투컷)
9집 ‘위브 돈 섬싱 원더풀(We’ve Done Something Wonderful)’의 최대 특징은 음원 순위에 강한 가수들이 대거 피처링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수록곡은 모두 11곡. 더블 타이틀곡 ‘빈차’와 ‘연애소설’에는 각각 가수 오혁과 아이유, ‘노땡큐’에는 송민호·사이먼 도미닉·더콰이엇, ‘히어 컴 더 리그레츠(Here Come The Regrets)’에는 이하이, ‘상실의 순기능’에는 악동뮤지션의 이수현, ‘개화’에는 넬의 김종완, ‘문배동 단골집’에는 크러쉬가 지원 사격했다. 공감과 위로를 바탕으로 삶과 사랑에서 실패를 겪은 것만으로도 위대한 일을 해낸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콘서트 게스트로는 아이유 이하이 이수현 임창정 김종완 하동균 등이 등장해 무대를 달굴 예정이다. 특히 아이유 섭외 과정이 궁금했다. “우선 아이유의 팬이고요. 아이유는 따스하면서도 차가운 목소리를 지녔어요. 따스한 사랑이라는 주제를 차갑게 전해야 하는 노래라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타블로) “아이유 콘서트의 게스트로 나갔을 때 피처링 확답을 받아서 연락하니 흔쾌히 응해줬어요.”(투컷)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힙합그룹 ‘에픽하이’ 음원차트 고공행진
입력 2017-10-29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