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의회, 독립 선포안 가결

입력 2017-10-27 19:40 수정 2017-10-27 23:31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독립 공화국 선포안을 통과시킨 27일 바르셀로나 의사당 밖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표결을 지켜보던 독립 지지 시위대가 환호하고 있다. AP뉴시스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27일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을 공식 선포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이에 맞서 카탈루냐 자치권 박탈에 나서 양측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독립 카탈루냐 공화국’ 선포 결의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전체 의원 135명 중 70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10명이 반대했다. 분리독립에 반대해온 정당 소속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회의장을 떠났다.

이에 앞서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상원에 출석해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빼앗고 중앙정부가 직접 통치하도록 헌법 155조 발동안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카탈루냐가 법치와 민주주의,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는 이 방안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헌법 155조는 중앙정부가 위기 상황에 있는 지방정부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조항이다. 이번에 발동되면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과 각료들이 해임되고 자치정부 재정과 경찰력, 공영매체 등도 모두 중앙정부에 귀속된다. 중앙정부가 카탈루냐 행정을 직접 관할하는 가운데 6개월 이내에 지방의회 선거를 치르게 된다.

집권 국민당이 상원의 과반을 점하고 있는 데다 야당도 반대하지 않아 상원 전체회의에서 헌법 155조 발동안이 무난히 통과됐다. 전날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타협책으로 검토하던 조기 선거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자치권 박탈 위협을 중단한다는 보장을 해주지 않아 조기 선거 시행 방안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조기 선거 시행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강경파의 거센 반발에 뜻을 접었다. 푸지데몬은 지난 1일 독립 여부 주민투표 결과(투표율 43%, 찬성 90%)에 따라 2주 전 독립선언서에 서명했지만 즉각 시행하지 않고 스페인 정부에 협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라호이 총리는 카탈루냐가 독립 계획을 폐기하지 않는 한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며 협상을 거부했다.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