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오늘 잠실벌 ‘불방망이 쇼’ 예고

입력 2017-10-28 05:00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7전 4승제) 1∼2차전에서 치열한 승부를 벌여 1승씩 나눠 가졌다. 2차전에선 선발 투수들의 ‘명품 투구’가 볼만했다. 3차전에서는 ‘불방망이 쇼’를 볼 수 있을까.

2차전에선 상대 타선을 압도하고 긴 이닝을 막아내 줄 수 있는 선발 투수의 가치가 도드라졌다. 지난 26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차전에서 KIA 선발 양현종은 9이닝 4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선보이며 완봉승을 챙겼다. 역대 10번째 한국시리즈 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양현종의 위력적 투구에 두산 타선이 침묵했고, KIA는 8회말 천금 같이 얻은 1점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두산 선발로 나선 장원준은 7이닝 동안 4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쳐 팬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앞서 25일 열렸던 1차전에서도 두산 선발로 나선 더스틴 니퍼트는 6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3실점의 역투를 선보였다. KIA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에게 5회말 스리런포를 허용했지만 지난 플레이오프 1차전 때의 부진(5⅓이닝 8피안타 6실점)을 털어내는 투구를 보여줬다. 니퍼트는 역투를 펼쳐 팀 승리의 주춧돌을 놓았고 이런 공을 인정받아 1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반면 KIA는 믿었던 20승 투수 헥터 노에시가 김재환, 오재일 등 두산 타선에 홈런을 얻어맞으며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5실점으로 흔들리며 1차전을 속절없이 내줬다.

1∼2차전 모두 선발 투수들이 더 잘 던지고 오래 버텨준 팀이 결국 승리를 가져갔다. 단기전인 한국시리즈에서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야구계 속설이 다시금 부각되는 모양새다.

양 팀의 최강 투수인 1∼2선발이 나선 앞선 두 경기에서 투수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3∼4선발이 나서는 3∼4차전은 타선이 먼저 터지는 팀이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침묵에 빠진 KIA와 두산 타선이 한국시리즈 두 경기에서 뽑은 총 점수는 9점에 불과하다. 심지어 단 1점만 났던 2차전은 한국시리즈 최초의 무타점 승리 경기로 남게 됐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KIA는 팀타율 0.190에 그치고 있고 두산도 팀타율 0.175에 불과하다. 정규시즌에선 KIA는 0.302, 두산은 0.294를 기록하며 팀타율 1, 2위에 올랐다. KIA 타선은 정규시즌 종료 이후 20일 이상 휴식을 취하면서 타격감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1차전 스리런포의 주인공인 버나디나의 3타점이 유일한 타점으로 다른 타자들의 분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두산 타선의 부진은 의외다. 두산은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팀타율 0.355 12홈런 50득점을 기록하며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했다. 한국시리즈에선 4할대 타율을 치고 있는 오재일, 박건우를 제외하고 민병헌, 오재원, 양의지 등 나머지 선수의 방망이는 싸늘하게 식었다.

한국시리즈 3차전은 28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KIA는 팻 딘, 두산은 마이클 보우덴을 선발로 출격시킨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