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산금리 맘대로 인상하는 건 구태” 당국, 들썩이는 대출금리 제동

입력 2017-10-27 18:47 수정 2017-10-27 21:47
금융 당국이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가산 금리 인상에 대해 “구태” “사회적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최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자가 5%를 넘는 등 대출금리가 들썩이자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금융위원회 김용범 부위원장은 27일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 등이 모인 가계대출 동향 점검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은행이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고,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부위원장은 “금융권이 사회적인 요구를 계속 충족하지 못할 경우 결국 외부의 압력에 의해 수동적으로 끌려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요 선진국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면서 최근 일주일 사이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0.11∼0.16% 포인트 올랐다. 금리인상기에 은행들의 대출 가산금리 인상 방식이 불투명하고, 고객에게 불리한 변동금리 대출을 권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지난달 은행 대출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3.46%로 전달보다 0.03% 포인트 올랐다. 지난 3월(3.48%) 이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신규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30%로 3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비중을 기록했다. 대출 잔액 기준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는 2.28% 포인트로 전달에 비해 0.02% 포인트 확대됐다. 2015년 2월(2.30% 포인트) 이후 최대치다.

예대마진 확대에 은행들은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날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조5410억원으로 최근 5년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IBK기업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24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4% 증가한 깜짝 실적을 냈다. KB금융지주도 전날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금감원 박세춘 부원장은 “합리적 이유 없는 금리 인상은 큰 사회적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