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피습’에 무장하는 러시아 기자들

입력 2017-10-28 05:00
러시아 최대 반정부 성향 신문 노바야 가제타가 26일(현지시간) 언론인들에 대한 테러 공격이 잇따르자 자사 기자들을 무장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신문 측은 이를 위해 조만간 무기를 구입하고, 기자들에게 무기 사용법을 훈련시키겠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에서는 살상용 총기 보유가 까다로운 점을 감안, 생명을 해칠 우려가 적은 고무탄을 쏠 수 있는 총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지난 23일 모스크바에 있는 민영라디오 에호 모스크바(모스크바의 메아리)에 괴한이 난입해 여기자를 흉기로 찌른 뒤 나온 것이다. 에호 모스크바 역시 반정부 성향 매체다. 노바야 가제타도 지난 20년간 청부살해나 테러로 7명의 기자를 잃었다. 2006년 집 앞에서 총에 맞아 숨진 탐사보도 전문기자 안나 폴리코프스카야가 대표적이다. 세르게이 소코로프 노바야 가제타 편집부국장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라가 우리를 지켜주지 않으니 우리 스스로 지킬 수밖에 없지 않으냐”면서 무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바야 가제타의 무장 방침이 알려지자 러시아 무기 제조업체 칼라슈니코프는 “기자들에게 비살상용 총을 10% 할인해주겠다”고 호응했다.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