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그룹의 지주 및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대거 교체될 전망이다. 올해 12월 이경섭 농협은행장을 시작으로 내년 1월 농협손해보험 사장의 임기가 종료된다. 뒤이어 3월과 4월에는 NH투자증권 사장과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도 만료된다.
농협금융은 농민지원을 위한 수익처 역할을 목적으로 출범했으나, 그동안 대기업 여신의 부실화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이번 CEO교체를 계기로 농협금융이 설립취지에 맞게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농협금융 가운데 가장 먼저 변화를 맞이할 곳은 농협은행이다. 농협금융은 올해 11월 중순부터 차기 행장에 대한 선임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경섭 행장은 임기동안 농협은행의 조선업 부실을 대거 정리하고 은행을 빠르게 정상화했다. 다만 이 행장의 취임 첫해 경영평가 등급은 C등급(보통)으로 다소 낮다. 또한 농협의 CEO 선임 선례를 볼 때 새로운 인물이 등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 행장의 후임으로는 오병관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장과 전임 김주하 행장이 모두 지주 부사장을 역임하고 행장으로 선임된 선례에 따라 현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 일순위로 거론되는 상태다.
농협은행의 CEO 교체가 끝나면 바로 농협손보의 CEO 선임 과정이 진행된다. 현 CEO인 이윤배 사장은 2016년 경영평가에서 D등급(부진)을 맞아 교체 가능성이 다소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는 실적 부진에 따른 것으로 농협손보는 지난해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재해보험금 지급 증가로 전년보다 순익이 6.4% 감소했다.
이 사장의 후임으로는 농협은행 부행장이나 농협생명, 농협손보 부사장 가운데 1명이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까지 농협은행과 농협손보의 인사가 종료되면 내년 2월부터 NH투자증권과 농협금융지주의 CEO 인사가 진행된다. 현재 NH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김원규 사장은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통합 첫 사장으로 그동안 NH투자증권을 안정적으로 경영해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김 사장의 친동생인 김재원 전 정무수석이 친박으로 분류돼 농협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NH투자증권이 준수한 실적을 기록하며 안정기에 접어들어 분위기 쇄신 차원의 CEO교체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차기 사장은 증권 분야 전문성을 강조하는 농협금융의 인사특성 상 외부 전문경영인이 영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이들 농협금융 자회사 CEO에 대한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도 내년 4월 종료된다. 농협 내외부에서는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으나, 새로운 인물에 대한 수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의 선임 이후 최소화 되었던 농협금융 CEO 인사가 김 회장의 임기종료에 맞춰 대거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권교체가 농협금융 CEO의 교체를 부추기고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 내부적으로 후임에게 기회를 양보하는 차원에서 연임을 고사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CEO의 연임이 타 금융사에 비해 적은 편”이라며 “내년 4월까지 조직 쇄신 차원에서 CEO교체가 대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계원 쿠키뉴스 기자Chokw@kukinews.com
농협발 ‘인사태풍’… CEO 교체 계기 경영혁신방향 주목
입력 2017-10-29 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