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이긴 노르딕 유망주 신의현, 패럴림픽서 불굴의 도전

입력 2017-10-26 21:44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단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장애인 경기단체 관계자들이 26일 경기도 이천훈련원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발대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신의현이 지난 3월 열린 2017 세계장애인 노르딕스키월드컵에서 활주하고 있는 모습.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한국은 스포츠 강국이지만 역대 동계패럴림픽에선 금메달을 1개도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선 사상 첫 금메달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국가대표 신의현(37)이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신의현은 지난 1월 우크라이나 리비프에서 열린 ‘2017 리비프 파라노르딕스키 월드컵’에서 크로스컨트리 남자 좌식 5㎞와 15㎞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2관왕에 올랐다. 한국이 노르딕스키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따낸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신의현은 지난 3월엔 평창패럴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열린 ‘2017 세계장애인 노르딕스키월드컵’에서 금 1, 은 1, 동 1개를 휩쓸며 평창패럴림픽 금메달 유망주로 떠올랐다. 신의현은 평창패럴림픽에서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6종목에 출전한다.

신의현은 26세이던 2006년 2월 대학 졸업식 하루 전날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친구들과 놀다가 트럭을 몰고 귀가하던 중 맞은편에서 오던 차량과 충돌했다. 그 사고로 그는 두 다리를 잃었다. 이후 3년 동안 술에 의지해 살았다. 방황하던 터에 2009년 친구들의 권유로 휠체어농구를 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운동에 재미를 들인 그는 2012년 장애인 아이스하키, 2014년에 장애인 사이클에도 입문했다.

신의현은 2015년 노르딕스키를 만났다.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의 신인선수로 선발된 그는 기량을 쌓기 시작했고, 그해 8월 창단한 창성건설 실업팀에 입단하면서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을 하게 됐다. 운동신경이 남다른 그는 짧은 기간에 기량을 끌어올려 어느덧 평창패럴림픽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신의현은 26일 이천훈련원에서 열린 평창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단 발대식 및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가해 “평창패럴림픽이 나의 마지막 대회라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 아내와 두 아이 등 가족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며 “6개 종목에 출전하는데 금메달 2개 이상 획득을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올림픽 참가 선수들은 결의를 다졌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 등은 선수단 선전을 기원했다.

내년 3월 9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평창패럴림픽에선 총 6개 종목 80개의 경기가 펼쳐진다. 50여 개국에서 15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역대 최대 규모인 39명의 선수를 출전시킨다. 장애인체육회는 금메달 1개 이상, 종합 10위를 목표로 세웠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