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식 독재 시작하나” 시진핑 2기에 싸늘한 반응

입력 2017-10-26 18:57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은 채 집권 2기 지도부를 구성하자 서구권 언론 대부분이 부정적인 평가를 쏟아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중국이 개인숭배로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중국식 권위주의 모델의 확산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나라가 부유해지면 민주주의가 발전한다는 믿음이 중국에선 예외가 되고 있다”면서 “19차 공산당대회를 통해 오히려 지난 40년 이래 최악의 독재로 퇴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FT는 이어 시 주석이 전례를 깨면서 질서 있는 승계절차를 제도화하려는 오랜 노력을 한꺼번에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시 주석이 후계자 없이 1인 독재체제를 구축했다고 지적하며 “시진핑이 비교적 안정적인 집단 지도체제를 폐기하고, 중국 정치를 혼돈상태나 마오쩌둥식 독재로 끌고 갈 수 있는 새로운 영역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혹평했다.

CNN방송도 1인 지배체제가 구축됨에 따라 중국의 악명 높은 온라인 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이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전망했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시진핑은 정상에 홀로 남았고, 집단 지도체제는 사망했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한편 25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신임 상무위원 발표 기자회견에서 FT, NYT, 가디언, 이코노미스트, BBC방송 등 유력 언론들이 현장취재를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공산당 지도부에 비판적이던 서구권 언론사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