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쓸데있는 신비한 잡담예능… 돌아온 ‘알쓸신잡’

입력 2017-10-27 05:00
27일 첫 방송되는 tvN 예능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2’의 포스터. 이 방송에 등장하는 출연자들 모습이 담겨 있다. 왼쪽부터 장동선 유희열 유시민 황교익 유현준. CJ E&M 제공

톱스타를 앞세운 것도, 웃음을 자아내는 게임이나 벌칙을 선보이는 데 집중한 것도 아니었다. 중년의 ‘아재’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다 떠는 장면만 내보냈을 뿐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방영 내내 큰 인기를 끌었다. 출연자가 과거 펴낸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고, 이들이 방송에서 언급한 책들도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출판 시장을 뒤흔들었다. tvN이 지난 6∼7월 내보낸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 얘기다.

알쓸신잡의 두 번째 시즌인 ‘알쓸신잡 2’가 27일 밤 9시50분에 첫 방송된다. 전작의 인기가 대단했으니 시청자들의 기대감은 높을 수밖에 없다. tvN에 따르면 ‘아재들의 수다 여행’이라는 콘셉트는 여전하지만 멤버가 달라진다. 작가 유시민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은 첫 시즌에 이어 계속 출연한다. 하지만 소설가 김영하, 뇌과학자 정재승은 하차한다.

두 사람의 빈자리를 채우는 인물은 건축가이자 홍익대 교수인 유현준, 독일 막스프랑크연구소 박사 출신인 뇌과학자 장동선이다. 진행은 전작에 이어 뮤지션 유희열이 맡는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은 서로 전혀 다른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가들”이라며 “시즌 1에 이어 분야를 막론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쉴 틈 없는 토론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했다.

방송가에는 최근 들어 교양 프로그램의 성격을 띠는 예능 콘텐츠가 계속 등장했다. 명사를 초청해 이들의 인생 스토리를 듣는 강연 프로그램이 많았고, 책이나 역사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방송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프로그램은 역시 알쓸신잡이었다. 프로그램은 방영 내내 5%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관찰 예능’ ‘가족 예능’ ‘음악 예능’ 등 엇비슷한 콘텐츠가 봇물을 이루는 방송가에서 알쓸신잡은 참신한 프로그램이었다.

전문가들은 알쓸신잡의 성공 요인으로 ‘캐스팅의 귀재’로 통하는 나영석 PD의 연출력을 꼽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찾으려는 재미의 ‘차원’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알쓸신잡은 과거 예능과 달리 지적인 재미까지 선사한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알쓸신잡이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캐스팅의 힘이었다”며 “시즌 2의 성패 역시 새로 가세한 출연자들의 활약 여부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