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T커머스 미묘한 신경전

입력 2017-10-29 19:00

홈쇼핑과 T커머스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라이브 방송을 송출하는 TV홈쇼핑과 T커머스 사이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주로 IT기반을 가진 후발주자인 T커머스 사업자끼리 한목소리를 내며 기존 홈쇼핑업계를 긴장하게 하고 있다.

T커머스는 텔레비전을 통한 상거래로 홈쇼핑 방송과 비슷하지만 주로 라이브인 홈쇼핑 방송과 달리 녹화 방송으로 송출되며 특정 솔루션과 TV리모콘을 통해 간편하게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T커머스 선두 업체는 KT 계열사 KTH가 운영하는 K쇼핑, 2위는 신세계TV쇼핑이다. 양사는 올해 자체 방송센터를 마련했다. K쇼핑은 쇼호스트를 뽑고 신세계쇼핑은 IPTV 앞번호 자리대로 옮기는 등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물론 주요 홈쇼핑사들도 자체 T커머스 채널을 갖고 있다. 2015년부터 CJ오쇼핑의 CJ오쇼핑 플러스, GS홈쇼핑의 GS 마이샵, 롯데홈쇼핑의 롯데원TV, 현대홈쇼핑의 플러스샵, NS홈쇼핑의 NS홈쇼핑 플러스 등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홈쇼핑사는 단독으로 T커머스만을 운영하는 업체들과는 이해관계가 다르다.

홈쇼핑사와 T커머스사는 경쟁자로 인식하며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기존 홈쇼핑 업체들은 홈쇼핑과 T커머스는 소비자 육안으로 크게 다른 점을 느낄 수 없는데다가 T커머스사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복수의 홈쇼핑 관계자는 “T커머스에서 라이브 방송으로의 확대를 바라면서 TV홈쇼핑에 대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홈쇼핑 관계자는 “KT와 SK 등 IPTV 사업자들이 홈쇼핑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위협적”이라고 강조했다.

T커머스사는 홈쇼핑사에 비해 너무나 작은 규모이며 규제로 더 크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실제 TV홈쇼핑 시장 규모는 지난해 17조원이지만 전체 T커머스 시장은 이제 1조원 규모로 걸음마 정도다. T커머스사 중 일부는 파이를 키우고자 T커머스사에만 주어진 라이브방송 금지 등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라이브 방송은 현장 반응에 따라 상품 수급을 조절할 수 있고 한꺼번에 대규모 물량을 소진할 수 있어 매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T커머스 관계자는 “TV홈쇼핑 업체들은 재고 방송 등을 통해 T커머스 초기부터 흑자를 내왔지만 단독으로 T커머스만 운영하는 업체들은 적자 상태”라면서 “시장 자체가 초기 단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구현화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