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가을 이사철로 접어들지만 아파트 전세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시장에서는 10월부터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고 정부의 추가대책들이 발표되면 전셋값 상승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전셋값은 큰 오름폭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전국에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난 데다 10월 초순 긴 연휴로 거래가 분산되면서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16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값은 0.01%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45주 연속 0.03% 상승폭을 기록하며 안정세를 이어갔다. 시도별로는 서울과 인천이 0.04%, 경기는 0.02% 상승했다. 서울은 강남(0.13%)·송파(0.12%)·구로(0.11%)·강동(0.09%)·양천(0.08%)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강남·강동·송파구는 재건축 이주 수요와 문정법조타운·지식산업센터 입주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권에서는 분당이 속해 있는 성남이 상승 폭이 컸다. 분당구가 0.31% 상승률을 기록했고 수정구가 0.26%로 2위를 차지했다. 하남·양주시도 각각 0.16% 올랐다. 지방은 세종특별자치시 상승(0.18%)이 두드러졌고 경남(-0.21%)·경북(-0.18%)·울산(-0.06%)·부산(-0.02%) 등 경남권은 경기 침체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실제 올 들어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홀수해’에 전셋값이 많이 오르는 ‘홀수해 공식’이 올해는 적용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실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0.55% 상승했다. 이는 2004년 간은 기간 3.64% 하락한 이후 1∼9월 누적 전셋값 상승률로 13년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서울 송파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는 연초부터 전셋값이 큰 오름폭 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라며 “작년에 전세 물량이 귀해서 품귀현상이 빚어졌던 상황과 비교하면 올해는 정 반대로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아 전세 물량이 넉넉한 편”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올해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입주 물량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 38만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입주 물량 29만3000가구에 대비 30%가량 증가한 것이다.
특히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6505가구로 지난해 2만5887가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경기와 인천의 입주 물량은 올해 12만7127가구, 1만6690가구로 지난해보다 각각 45%, 82% 증가했다.
이연진 쿠키뉴스 기자
입주물량 증가 전세시장 ‘잠잠’… ‘홀수해 상승’ 법칙 빗나가
입력 2017-10-29 1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