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장 수여식서 임명 배경 직접 설명
“美·中·日·러 대사 모두
특임대사로 임명은 처음
외교정책 기조 세우기 중요”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가진 4강 대사 신임장 수여식에서 “지금 국면에서는 정부의 국정철학을 대변할 수 있고, 정치적 기준도 충분히 갖춘 분들이 4강 대사를 맡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윤제 주미 대사, 노영민 주중 대사, 이수훈 주일 대사, 우윤근 주러 대사 등 신임 4강 대사 모두 ‘친문(친문재인)’ 출신 비외교관 출신이어서 전문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이다.
문 대통령은 “4강 대사를 모두 특임대사(비외교관 출신 대사)로 임명하는 것은 제가 기억하기로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4강 대사 임명 배경을 대통령이 직접 설명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4강 외교가 외교의 기본”이라며 “북한 핵문제가 워낙 엄중한 상황이어서 북핵 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나아가 동북아 전체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4강 외교가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한·일 과거사 및 중국과의 사드(THAAD) 배치 문제 등을 언급하며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조 대사는 “다음 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한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한·미동맹이 강화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사는 “그간 정부와 학계 인사들을 만났는데 (한국 정부에 대한) 입장이 바뀐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조 대사는 서강대 교수 출신 경제전문가로 주영 대사 경력(2005∼2008년)을 제외하면 외교 일선에 나선 적이 없다.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연구소장을 맡았다. 이 대사도 노무현정부 때 대통령 자문 동북아시대위원장을 맡았고 문재인정부 국정기획자문위 외교안보분과 위원장을 했지만 실무 경험은 없다. 노 대사와 우 대사는 여당 의원 출신이다.
한편 이 대사는 외교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다행스럽게도 북핵 문제가 매개 혹은 빌미가 돼 한·일 간 고위급 교류가 원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부적절한 표현 아니냐는 지적에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때문에 한·일 간 공조 필요가 생기는 것 아니겠느냐”며 “소통이 일절 없었던 것에 비하면 정부 출범 초기에 흐름이 정상화됐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대사는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방한을 바란다는 뜻을 밝히면서 일왕 대신 ‘천황(天皇)’으로 지칭했다. 또 “외교를 할 때 공식적으로 반드시 통역을 쓰기 때문에 일본 말을 못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글=문동성 권지혜 기자 theMoon@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文 대통령 “4강 외교가 외교의 기본”… 국정철학 대변 적임자 강조
입력 2017-10-25 18:37 수정 2017-10-25 2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