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4강 외교가 외교의 기본”… 국정철학 대변 적임자 강조

입력 2017-10-25 18:37 수정 2017-10-25 22:43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주재 대사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수훈 주일대사, 우윤근 주러대사, 문 대통령, 노영민 주중대사, 조윤제 주미대사. 이병주 기자

신임장 수여식서 임명 배경 직접 설명
“美·中·日·러 대사 모두
특임대사로 임명은 처음
외교정책 기조 세우기 중요”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가진 4강 대사 신임장 수여식에서 “지금 국면에서는 정부의 국정철학을 대변할 수 있고, 정치적 기준도 충분히 갖춘 분들이 4강 대사를 맡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윤제 주미 대사, 노영민 주중 대사, 이수훈 주일 대사, 우윤근 주러 대사 등 신임 4강 대사 모두 ‘친문(친문재인)’ 출신 비외교관 출신이어서 전문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이다.

문 대통령은 “4강 대사를 모두 특임대사(비외교관 출신 대사)로 임명하는 것은 제가 기억하기로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4강 대사 임명 배경을 대통령이 직접 설명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4강 외교가 외교의 기본”이라며 “북한 핵문제가 워낙 엄중한 상황이어서 북핵 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나아가 동북아 전체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4강 외교가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한·일 과거사 및 중국과의 사드(THAAD) 배치 문제 등을 언급하며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조 대사는 “다음 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한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한·미동맹이 강화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사는 “그간 정부와 학계 인사들을 만났는데 (한국 정부에 대한) 입장이 바뀐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조 대사는 서강대 교수 출신 경제전문가로 주영 대사 경력(2005∼2008년)을 제외하면 외교 일선에 나선 적이 없다.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연구소장을 맡았다. 이 대사도 노무현정부 때 대통령 자문 동북아시대위원장을 맡았고 문재인정부 국정기획자문위 외교안보분과 위원장을 했지만 실무 경험은 없다. 노 대사와 우 대사는 여당 의원 출신이다.

한편 이 대사는 외교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다행스럽게도 북핵 문제가 매개 혹은 빌미가 돼 한·일 간 고위급 교류가 원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부적절한 표현 아니냐는 지적에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때문에 한·일 간 공조 필요가 생기는 것 아니겠느냐”며 “소통이 일절 없었던 것에 비하면 정부 출범 초기에 흐름이 정상화됐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대사는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방한을 바란다는 뜻을 밝히면서 일왕 대신 ‘천황(天皇)’으로 지칭했다. 또 “외교를 할 때 공식적으로 반드시 통역을 쓰기 때문에 일본 말을 못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글=문동성 권지혜 기자 theMoon@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