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찬바람 예보에… 증시 호재론 vs 신중론 팽팽

입력 2017-10-26 05:02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은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상승 흐름을 북돋울 것으로 분석한다. 동시에 부동산과 주식 투자는 서로 연관성이 적은 독립적 분야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주식시장 호재론’의 뿌리에는 자금 이동이 자리 잡고 있다.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 글로벌 경기 호조, 기업 실적 개선 등을 감안하면 주식시장이 매력적인 대체 투자처로 부상한다는 진단이다. 홍승훈 KB국민은행 잠실롯데PB센터 팀장은 25일 “가계부채 대책 발표를 앞두고 고객 다수가 부동산 투자를 보류했다”며 “대체재로서 주식시장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 발표에 따른 수혜 업종으론 건설·은행업이 꼽힌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8·2 부동산대책 이후 부동산 경기는 생각보다 큰 타격을 입지 않은 데 비해 건설업 관련 주식들은 얼어붙었다”며 “이번 대책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건설주들이 상승해 주택시장과 주식시장의 온도 차가 메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건설업과 은행업종은 각각 0.32%, 1.16% 오르면서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피지수는 2.01포인트 오른 2492.50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나흘 연속 사상 최고치다. 외국인은 1107억원, 개인은 599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1677억원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찮다. 부동산에 투자했던 돈이 채권이나 해외 부동산으로 흘러간다고 보는 것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WM리서치팀장은 “부동산 투자자 대다수는 투자에 보수적”이라며 “부동산 투자의 대체재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이나 글로벌 분산 투자 등이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영업자나 실수요자를 제외한 부동산 투자자 다수가 여유 있는 자금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주택투자 심리가 약화된다고 해서 곧바로 주식시장으로 넘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