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길을 넓히다] 십시일반 나누고 돕고… 희망으로 환하게

입력 2017-10-25 21:55

기업 사회공헌에도 ‘대표선수’가 있다. 특정 기업이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집중적으로 공을 들인 사업이다. 기업의 사회공헌이 일회성 행사를 넘어 지속성을 지닌 사업이 되면서 이제 어떤 사회공헌은 이름만 들어도 해당 기업을 떠올리게 된다.

이런 사업은 대개 기업을 이끄는 오너나 최고경영자(CEO)의 제안으로 시작된 경우가 많다. 리더 개인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그렇지만 사업이 반복되고 참여 경험이 쌓이면서 임직원은 이를 자신과 떨어뜨릴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 단계가 되면 기업의 사회공헌 사업은 임직원 개인에게도 중요한 것이 된다. 임직원은 사회공헌 사업에서 회사의 확고한 정체성을 찾게 된다. 나아가서는 사회공헌 사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개인 내면에 체화하기 시작한다. 사업이 거듭돼 이런 임직원이 많아지면 사업의 가치는 기업 전체로 퍼져 나가게 된다. 특정 사회공헌 사업이 한 기업의 명실상부한 ‘대표선수’가 되는 단계다.

우리 기업에도 이런 대표선수 같은 사회공헌 사업이 있다. SK그룹은 사회적 기업 지원 사업이 대표선수다. SK는 사회적 기업의 성과를 측정해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사업을 2015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회적 기업 지원에 관한 의지가 강해 한동안 대표선수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LG의인상’이 대표적인 사회공헌 사업이다. LG는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LG의인상’을 제정했다. 지금까지 53명이 이 상을 받았다

포스코의 대표선수는 ‘1%나눔재단’ 사업이다. 그룹사와 외주 파트너사 임직원이 매월 급여의 1%를 기부한다. 롯데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2014년부터 ‘슈퍼블루’ 캠페인을 진행한다. 지난 14일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는 ‘제3회 슈퍼블루 마라톤 대회’를 개최했다. KT는 전력 인프라를 이용해 도서 지역 독거노인을 살피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