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동성혼 문제, 종교인 과세, 한국교회 연합사업, 종교개혁 500주년 등 2017년 하반기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다양한 이슈로 가득하다. 국민일보와 C채널은 지난 20일 서울 강동구 C채널 스튜디오에서 한국교회 4대 교단장들을 초청해 ‘특집좌담-신임 교단장에게 듣는다’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한국교회 안팎의 현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대안과 희망을 제시했다. 좌담은 오는 26일 오후 10시 30분, 28일 오전 9시 40분(재방송) C채널에서 방송된다.
<참석자·가나다순>
안희묵 총회장 (기독교한국침례회)
유충국 총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전계헌 총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최기학 총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 사회 : 김학중 목사(안산 꿈의교회)
-김 목사=취재기자들이 뽑은 올해 총회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가 동성애다. 주요 교단들이 내린 강력한 조치가 크게 주목받기도 했다. 신임 총회장으로서 어떻게 바라보나.
△최 목사=예장통합에선 이번 총회에서 동성애 관련 헌법을 개정하고 성명을 냈다. 동성애자와 동성애 옹호자들이 교단과 산하 신학교, 교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했다. 개정된 헌법 아래 동성애자는 교회의 항존직(장로·권사·집사)과 임시직, 유급 종사자가 될 수 없게 됐다. 동성애와 동성결혼이 반성경적 반사회적 반가정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단호하게 이 문제를 다룬 것이다. 단 동성애는 반대하지만 동성애자는 끝까지 사랑하고 품으며 치유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전 목사=예장합동에서도 헌법 개정을 통해 동성애자가 요청하는 집례를 목회자가 거부하고 교회에서 추방할 수 있도록 했다. 동성애자와 동성애 옹호자들의 산하 신학교 입학은 물론 교직원 임용도 불허한다. 동성애 문제는 하나님의 창조 원리에 벗어난 것이다. 동성애가 허용되고 만연되는 사회가 되면 국가의 기본 질서가 무너지는 것이다. 동성혼을 지지하는 지도층 인사들에게도 자신의 자녀가 동성애자를 데려와 부부로 살겠다고 하면 기쁘게 허락할 수 있을지 묻고 싶다.
△유 목사=예장대신은 지난해 총회에서 헌법에 동성애자에 대한 출교, 제명 등 징계사항을 넣었다. 목사의 직무엔 동성애자의 세례 집례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사회특별위원회도 세워서 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 등의 활동을 위해 교단 사무실도 무료로 제공했다. 이번 회기에도 3000만원의 예산을 세워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덴마크 노르웨이 등 해외 통계자료를 통해서도 동성애자들의 짧은 평균수명, 에이즈(AIDS)와의 관련성 등이 확인됐다. 사회와 민족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서라도 동성애를 막아야 한다는 인식이 더 확산돼야 할 것이다.
△안 목사=하나 둘 타협하기 시작하면 전체 질서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다. 기침도 이번 총회에서 동성애 동성혼 반대, 군형법 92조 6 폐지 반대를 결의했다. 앞으로도 다른 교단 교회와 연대해서 적극 반대에 참여할 예정이다.
-김 목사=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종교인 과세도 뜨거운 감자다.
△안 목사=소득이 있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세금을 내야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현재까지 나온 기획재정부 안을 보면 ‘종교말살 정책’을 펴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세금납부에 찬성하던 사람들도 ‘교회해체 정책’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세부 목회 활동에 대해서까지 일일이 세목을 매기는 것은 선교활동을 제한하고 통제하는 장치라고 본다. 교회의 투명성 제고라는 선한 목적이 있더라도 부당한 것은 부당하다고 얘기해야 한다.
△전 목사=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세무사찰’이다. 기재부 담당자들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국민을 위하고 국가를 잘 살게 하는 일이라고 장담했던 법이 훗날 국민의 손발을 묶는 역사를 지켜봐왔다. 교회 내 이단 세력에게 공격의 빌미를 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걱정된다. 더 근본적으론 기재부 공무원들이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어떻게 교회가 바로 세워질까를 고민하는 차원에서 만든 법인지 묻고 싶다.
△유 목사=교회가 잘하고 있는 일 99%를 덮어두고 1%의 지적사항에 매몰된 사고를 확산시킨다면 반드시 저항이 일어날 것이다. 대형교회 목회자 대부분 이미 세금을 내고 있다. 미자립교회 목회자는 납세 대상에도 들지 못한다. “낼 것 내고 요구할 것 요구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세금을 내고 목회자들에게도 국민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공평하게 달라고 할 것이다.
△최 목사=졸속으로 세금을 납부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 ‘종교 간 공정과세’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알려진 바로는 목회자들에게는 세목이 30여 가지인 반면 승려들에게는 2가지라고 한다. 종교인 과세가 종교인 차별과세로 준비돼선 안 된다.
-김 목사=종교인 과세 시행에 대한 교단적 준비도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유 목사=예장대신에선 1년 전부터 사회특별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종교인 과세본부를 운영하며 종교인과세 시행에 대비해왔다. 지난 17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전국 11개 도시에서 설명회를 열고 사전 제작한 자료집도 배포한다. 세부적인 내용이 발표될 때마다 구체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자료를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
△안 목사=기침에선 이번 총회 일정 중 국세청 사무관을 초청해 총대들을 대상으로 2시간 동안 납세 세미나를 가졌다. 정부 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움도 있다. 다음 달 23일에 각 지방회장, 총무 등 임원이 모이는 교단발전회의가 있는데 이 자리에서 확정된 정부 안에 대한 책자를 만들어 교육할 계획이다.
△최 목사=예장통합은 3년 전부터 ‘종교인과세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목사 3000명, 장로 3000명 등 6000여명이 강의를 들었다. 꾸준히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김 목사=지난달 총회에서 대부분의 교단이 한국기독교연합 가입을 결의하면서 한국교회 연합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유 목사=예장대신은 주요 장로교단 중 가장 먼저 총회를 열고 한기연 가입을 결의했다. 한기연 안에 한국교회의 85%가 들어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순탄하게 연합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 목사=한국교회가 사회 현안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장합동도 이번 총회에서 한기연 가입을 결의했다. 어떤 이들은 한기연 가입하면 마치 모두 한 교단이 되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하는데 그렇진 않다. 각각의 신앙과 교리는 유지하되 사회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연대하는 것에 적극 협력하는 것이다.
△최 목사=한국교회연합과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주요교단들이 하나 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빅텐트’를 친 것이다. 12월 5일 제1회 한기연 총회를 하기로 이미 합의가 돼있고 준비과정에 있다. 한기연이 주도적 역할하면서 앞으로 한기총과 하나 되는 과정을 기대한다.
△안 목사=기침 총회에선 결의가 나오진 않았지만 신임 임원회에 위임을 했다. 한국교회 연합엔 전혀 이의가 없다.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목사=종교개혁 500주년의 해를 보내고 있다. 한국교회 생명력 회복을 위한 지향점은.
△최 목사=우리 교단 102회 회기 주제가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다. 예수님은 각 마을을 돌며 치유의 역사를 보여주셨다. 그동안 교회가 마을과 담을 쌓고 격리된 모습이 있었다. 개교회 부흥, 개인 구원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사는 마을, 사회도 함께 구원해 나가자는 생각을 갖고 대안을 마련할 것이다.
△전 목사=공교회의 거룩성, 지도자의 윤리회복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칼뱅은 당회와 시의회를 통해 제네바를 바꿨다. 좋은 신앙 고백과 신학, 교리를 두고 학교 강단과 교회 안에 갇힐 게 아니라 사회에서 실천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질 것이다.
△유 목사=장로교회 ‘5대 솔라’를 중심으로 개혁주의가 형성됐다면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행동하는 그리스도인’을 지향해야 한다. 오는 31일 개혁주의생명신학 선언문을 선포하는 집회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갖는다. 목회자부터 세속의 탈을 벗고 가고 싶은 교회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안 목사=개혁은 껍질 벗기는 것이라 고통이 있기 마련이다. 목회자들이 먼저 목사다움을 회복하면 자연스럽게 성도들이 회복되고 한국사회가 개혁될 것이다.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건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 나부터 다시 꿈꾸고 온전하게 신앙생활하면 세상이 아름다워질 것이다.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
[4대 신임 교단장, 한국교회 이슈를 말한다] “교회가 잘하는 99% 덮어두고 1% 잘못만 지적해선 안돼”
입력 2017-10-25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