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 없는 ‘시진핑 1인 천하’ 개막?… 中 19차 당대회 오늘 폐회

입력 2017-10-24 05:02
AP뉴시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2기 체제 권력구도가 곧 확정된다. 19차 당대회가 24일 막을 내리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의 당장(黨章·당헌) 명시 여부가 공개된다. 시 주석의 통치이념이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이론의 반열에 오를지, 아니면 장쩌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처럼 이름 없는 지도이념에 머물지 주목된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이 밝힌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 중국 전역 교과서에 실린다. 천오성 중국 교육부장은 “신시대 사회주의 사상은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정치사상 교육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사상은 초등학교 5·6학년 때부터 가르치게 된다. 중국 학생들은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등 전직 지도자 사상을 의무적으로 배운다.

당대회 폐막 후 25일 열리는 제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에서는 시진핑 2기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들의 면면이 드러난다. 현 상무위원 중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유임되고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 왕양 부총리, 한정 상하이시 서기, 자오러지 당 중앙조직부장,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등이 상무위원에 진입할 전망이다. 후춘화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 충칭시 서기가 상무위원에 진입하지 못하면 시 주석이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은 채 3연임을 노리려는 포석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이날 공산당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원에 시 주석 측근이 얼마나 많이 포진하느냐도 향후 권력구도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번에는 25명의 정치국원 중 최소 15명이 물갈이된다.

그동안 온갖 추측이 나돌았던 왕치산(69)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상무위원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실세로 남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의 시 주석 ‘1인 권력’은 왕치산이 총대를 멘 ‘부패와의 전쟁’ 덕분에 가능했다. 시 주석은 7상8하(67세 유임, 68세 퇴임) 제한에 걸린 왕치산의 상무위원 유임을 고려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국가감찰위원회 수장 얘기도 거론됐다가 시들해졌다. SCMP는 왕 서기가 국가안전위원회(NSC)에서 중책을 맡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NSC는 당 지도부인 정치국원 12명과 정부·군의 고위직 8명도 참여하는 기구다.

왕치산 후임의 중앙기율위 서기로 거론되는 자오러지 중앙조직부장은 시 주석 부친 시중쉰 묘의 성역화 등을 추진해 시 주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오러지는 산시성 당 서기 시절인 2007년 시 주석이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입성하자 산시성 푸핑현에 있던 시중쉰 묘와 생가를 대대적으로 확장해 기념관 등을 조성했다. 또 시 주석이 하방 생활을 한 산시성 량자허촌의 토굴집과 쓰던 물건도 모두 복원하고 ‘혁명전통 교육기지’로 성역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