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정률 29%인데도… 사택 부지에 골프연습장 건립 운영

입력 2017-10-23 18:53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고리 원전 5, 6호기 공정률이 30%도 되기 전에 관할 원자력본부 사택 부지 내에 수십억원을 들여 호화 골프연습장부터 건립,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국 각지 원자력본부 사택 부지 내에 골프연습장 5곳을 짓는 데 157억여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6월 신고리 원전 5, 6호기를 관할하는 새울원자력본부(울산 울주군) 사택 부지 내에 총면적 1362㎡의 해오름 골프연습장을 세웠다.

이 골프연습장 건립 비용으로만 78억여원이 투입됐다.

한수원이 이 골프연습장 건립 예산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예산 비목을 신고리 5, 6호기 부대공사 비용으로 적은 사실도 확인됐다. 5, 6호기 공정률이 28.8%에 불과한 상황에서 골프연습장부터 건립한 것이다. 지난 1월 출범한 새울원자력본부의 사택 입주 인원은 471명으로 다른 원자력본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김 의원은 “원전 공사가 중단된 와중에 인근 사택 골프연습장은 밤낮없이 가동됐다는 점도 황당한 일”이라며 “한수원 내 이사회와 감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한빛·월성·한울·새울 4개 원자력본부와 전북 무주 소재 양수발전소 사택 부지 내에 모두 5개의 골프연습장을 운영하고 있다.

월성본부(경북 경주)의 월성사택 골프연습장과 한울본부(경북 울진) 내 나곡사택 골프연습장에는 32억여원이, 한빛본부(전남 영광) 내 한빛사택 골프연습장은 약 10억원, 무주 양수 골프연습장에는 3억여원이 각각 투입됐다.

한수원은 원자력본부 사택 내 4개 골프연습장 이용으로 발생하는 전기요금도 대부분 지원해 왔다.

올해 세워진 해오름 골프연습장을 제외한 나머지 3곳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납부한 전기요금 2억8413만원 가운데 한수원이 지원한 요금은 2억4875만원(87.6%)으로 집계됐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