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52, 냉전 이후 첫 24시간 비상출격 체제

입력 2017-10-23 18:58
미국 전략핵 폭격기 B-52(가운데)가 지난해 1월 한국 공군 F-15K, 미국 공군 F-16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경기도 오산 상공을 날고 있다. 미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은 B-52가 26년 만에 24시간 비상출격 체제에 돌입할 것이라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시스

냉전 이후 26년 만에 처음으로 핵미사일로 무장한 미군 전략핵폭격기 B-52가 24시간 비상발진 태세에 들어간다. 데이비드 골드페인 미 공군 참모총장은 22일(현지시간)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이 1991년 이래 첫 B-52 비상출격 체제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B-52는 비상출격 체제에 들어가는 대로 미 루이지애나주 박스데일 공군기지 활주로 주기장에 배치된다. 골드페인 참모총장은 이날 박스데일 기지에서 “비상대기 명령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준비가 진행 중”이라며 “미국과 소련 양극체제는 끝났지만 핵전력을 보유한 다른 상대가 있는 상황에서 임무를 올바로 수행할 수 있게 보장하는 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 공군 제2 폭격비행단과 지구권타격사령부(GSC)가 위치한 박스데일 기지는 B-52 비상대기 태세 재가동에 대비해 B-52 주기장 인접 건물 개보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디펜스원은 핵전쟁 시 각각 미 국방장관과 전략사령관의 비상공중지휘기 역할을 하는 E-4B 나이트 워치와 E-6B 머큐리도 앞으로 이곳에서 종종 비상대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핵 공격 명령이 떨어지면 이들 항공기가 공격 암호를 전략폭격기,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에 전달한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미국과의 군사외교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북한을 우선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디펜스원은 “B-52 비상대기 체제 재가동은 지정학적 변화에 대응하려는 미 공군의 수많은 결정 중 하나”라며 의미를 축소하면도 “그 지정학적 변화란 북한의 급격한 핵무기 강화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방침, 러시아의 군사력 등을 포함한다”고 전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