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0년까지 3년간 추진할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한다. 최소한 내년까지 글로벌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배당 액수를 늘리고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이익을 끌어올리는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삼성전자가 현재 직면한 경영권 위기,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 등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취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올해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3개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비용 등을 제외하고 어느 정도를 주주들에게 돌려줄지 공개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3조9992억원을 현금배당하고 7조1393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를 합친 총 주주환원 액수는 11조1312억원으로 당기순이익 22조416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총 주주환원율이 49.7%였다.
올해는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이 4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의 2배 수준이다. 올해도 지난해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유지할 경우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투입되는 액수는 20조원을 넘어선다. 게다가 내년과 2019년에는 당기순이익이 50조원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 비율인 배당성향 17.8%를 적용할 경우 올해는 총 7조원, 내년과 내후년에는 각각 8조원에 달하는 현금배당이 가능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올 1분기와 2분기에 주당 7000원이었던 분기 배당금이 더 오르거나 연말에 상당한 규모의 배당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가 나온다. 2012년 보통주 기준으로 8000원 수준이었던 주당 배당금은 2013년 1만4300원, 2014년 2만원, 2015년 2만1000원에 이어 지난해 2만8500원으로 매년 급격히 증가했다.
다만 현금배당을 큰 폭으로 늘리지 않는 대신 자사주를 대거 매입한 뒤 이를 소각해 유통주식 물량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를 밀어올리는 방안이다. 실제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상반기에만 보통주 165만9600주와 우선주 41만4900주를 취득했고, 보통주 1001만843주와 우선주 186만9847주를 소각했다. 내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가 상승효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이사회 결정을 감독한다는 취지에서 출범시킨 거버넌스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리스크 관리 및 자산 활용을 총괄할 조직 구성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글=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삼성전자 화끈한 배당,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답한다
입력 2017-10-24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