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사진) 금융투자협회장은 23일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은행 역할을 침범한다는 지적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 있는 금투협에서 금융투자업계에 불리한 규제를 개혁하기 위한 ‘30대 핵심과제’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힌 뒤 “초대형 IB가 무섭긴 무섭나보다”라고 꼬집었다. 황 회장은 “계획상 초대형 IB 5곳이 향후 3년간 기업에 지원할 돈은 5조∼6조원”이라며 “대형 은행의 기업 지원금이 600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초대형 IB는 은행의 발행어음 업무를 침범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신용도가 낮아 은행에서 돈을 못 빌리는 회사들이 초대형 IB로 올 것이므로 은행과 초대형 IB의 고객 영역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금융투자사의 기업금융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합병 대상 기업의 가액 산정을 자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미국 등 해외는 이사회에서 합병가액을 정하지만 우리나라는 법에 따라 합병가액을 정하다 보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처럼 상식에 어긋나는 합병가액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사가 투자한 회사에 대해선 스스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황영기 “초대형 IB, 은행 역할 침범안해”
입력 2017-10-23 1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