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프리미엄 TV 전략 굳히기 박차

입력 2017-10-22 19:04

삼성전자가 TV시장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밀고 나갈 방침이다. 고가·대형 TV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이윤 전무는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브리핑을 갖고 “QLED TV가 전체 TV 매출의 1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QLED TV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지난 4월 본격 출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년 만에 사실상 ‘주력 TV’ 제품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특히 QLED TV 매출의 절반 이상이 65인치 이상 대형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TV의 개념을 바꾼다’는 슬로건으로 출시된 QLED TV는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인 퀀텀닷(양자점)을 기반으로 실제에 가까운 초고화질을 구현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 투명 광케이블 하나로 주변기기를 모두 연결할 수 있고, 주변기기까지 제어할 수 있는 등 편의성도 뛰어나다는 호평을 받는다.

22일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적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2500달러 이상 TV시장에서 37%, 60인치 이상 TV시장에서 42%의 점유율을 기록해 2위 업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이 전무는 “전 세계 TV시장은 2014년 이후 한 해 판매 2억2000만대 수준에서 정체 상태”라면서 “그러나 고가 시장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우리의 프리미엄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말 (TV사업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삼성전자 브리핑을 계기로 시장조사업체의 서로 다른 점유율 조사 결과가 논란으로 떠올랐다. 각 업체는 이를 자신에 유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장조사업체 IHS보다 GfK·NPD가 더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IHS 조사에서는 LG전자 TV의 시장점유율이 삼성전자를 크게 앞선다. 지난 2분기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제품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17%인 반면 LG전자가 33.5%였다.

IHS 집계는 TV제조사가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양이 기준이다. 판매량 정보단위는 주요 카테고리로 일괄 분류된다. 가격은 카테고리의 추정 평균가로 제시되며, 조사는 TV업체를 통해 수집한다. 반면 GfK·NPD는 유통업체에서 최종소비자로 판매되는 양을 집계한다. 정보단위는 카테고리가 아닌 개별 모델이다. 가격은 모델별 실제 판매가격이고, 조사는 유통 매장별로 전산 취합하고 있다.

글=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