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 나인브릿지 골프클럽에서 22일 끝난 한국 최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J컵에서 앳된 선수가 경기를 마치고 믹스드존으로 들어왔다. 주최 측 초청 선수인 경기도 안양 신성고 2학년인 이규민(17·사진)은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이규민은 78명의 출전 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PGA는커녕 한국프로골프(KPGA) 경험도 없다. 결국 78명 중 2라운드 후 기권한 그레엄 들라엣(캐나다)을 제외하고 77위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76위와 15타나 차이 나는 37오버파로 압도적인 꼴찌였다. 이규민은 “배운다고 생각하고 대회에 나왔지만 첫날은 너무 긴장돼 어이없이 쳤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규민은 1라운드 15오버파를 쳤다. 하지만 2라운드 8오버파, 3라운드 5오버파, 마지막라운드 9오버파로 이후에는 나름 괜찮았다. 그는 “세계적인 선수들은 코스 공략이나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났다”며 “성격도 좋아 3라운드 같은 조였던 짐 하먼(미국)은 정말 매너 있게 잘 대해줬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경기력은)세계적인 선수들과 한 끗 차이”라며 “드라이버 비거리도 그다지 차이나지 않았다”고 언급, 당찬 모습을 보여줬다. 이규민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60m가량 된다. 이규민은 “내달 말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겠다”며 “열심히 해서 멋진 프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다른 한국 선수들도 “대회 참여가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파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최진호(36위·4오버파)는 “한국 선수들이 어떻게 공을 쳐야하는 지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서귀포=글·사진 모규엽 기자
최종 합계 37오버파로 꼴찌에 머물렀지만… 17세 고교생의 도전 아름다웠다
입력 2017-10-23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