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문제,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

입력 2017-10-22 19:01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35회 이북5도민 체육대회 개막식에서 정숙자 황해도 중앙도민회 부회장과 눈높이를 맞추며 이야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생사확인, 서신교환, 상봉과 고향방문이라는 이산가족의 간절한 바람들을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해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대통령기 이북5도민 체육대회에서 “정부는 한순간도 이북도민과 이산가족의 염원을 잊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직 대통령의 이북5도민 체육대회 참석은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16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무모한 도발은 결국 자신들의 파멸을 초래할 뿐이라는 사실을 북이 깨닫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도록 흔들림 없는 강한 안보를 기반으로 단계적이며 포괄적인 대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북의 미사일보다 백배 천배 강하다”며 “북이 갖고 있지 못한 민주주의가 우리의 밥이고 삶이고 평화”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6·25전쟁 당시 흥남철수 피란민 아들인 자신이 이북도민 체육대회에서 축사를 하게 된 감회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늘 이렇게 이북도민 어르신들을 뵈니 잎담배를 종이에 말아 피우며 고향을 그리워하던 선친의 모습이 생생히 떠오른다”며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됐을 때 이제 고향에 가볼 수 있으려나 기대에 차서 기뻐하시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아마도 이북 실향민이라면 누구나 똑같은 기대를 하고 똑같은 실망을 겪었을 것”이라며 “언젠가 남과 북이 자유롭게 오가며, 아버지 어머니의 동네에서 제 뿌리를 찾아볼 수 있는 세월이 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