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A매치’ 출제문제 보니… “직장 내 갈등 넛지式 대응 방안은?”

입력 2017-10-23 05:01

올해 ‘금융 A매치’에서 최근 경제정책 과제나 사회·경제적 이슈가 시험문제로 등장했다. 인구 고령화, 트럼프노믹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 공직윤리, 남녀·세대갈등 등이 주제로 다뤄졌다. ‘82년생 김지영’ 등 소설의 일부 내용을 지문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 9곳은 21일 동시에 필기시험(금융 A매치)을 치렀다. A매치는 한은과 일부 금융공공기관이 2000년대 중반부터 관행적으로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러온 것을 국가대표팀 간의 축구경기에 빗댄 말이다.

한은은 전공시험에서 ‘인구 고령화와 통화정책의 관계’(경제학)나 ‘최근 최저임금 이슈에 대한 견해’(경영학) 등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금감원은 경제학 전공시험에서 ‘가계부채가 경제안정에 미치는 영향’ ‘가계부채가 시스템 리스크로 작동하는 기제’ ‘한계 차주 관리방안’ ‘한계기업 관리방안’ 등을 논술형으로 출제했다. 공통 논술에선 ‘공직윤리’를 주제로 제시했다. 금감원이 최근 채용비리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기업은행은 ‘트럼프노믹스가 세계 경제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최저임금이 국내 경제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 ‘디지털 금융의 발전방향’이라는 세 가지 주제 중 하나를 골라 논술하도록 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네덜란드 병(Dutch disease·천연자원 발견으로 일시 호황을 누리던 국가가 물가 상승, 환율 하락 등 부작용으로 장기적으로 경기침체를 겪는 현상)’을 묻는 문제를 냈다.

산업은행은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세일러 교수의 이론 ‘넛지(nudge)’를 이용한 문제가 나왔다. 논술에서 ‘직장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남녀·세대 간)에 대한 넛지식 대응 방안에 대해 논하라’고 주문했다.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의 일부분을 지문으로 제시했다.

9곳의 금융공공기관들은 다음달부터 1차 실무면접, 2차 임원면접을 한다. 대부분 금융공공기관은 면접전형에서 블라인드 채용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김찬희 우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