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카탈루냐 일촉즉발

입력 2017-10-20 23:09

분리독립을 둘러싼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갈등이 충돌 직전이다.

중앙정부는 19일(현지시간) 자치정부가 분리독립 철회를 거부함에 따라 자치권 박탈을 위한 헌법 155조 발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정부는 21일 비상 내각회의를 열어 155조 발동안을 논의한 뒤 상원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상원에서 통과되면 중앙정부는 합법적으로 자치정부 해산을 비롯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현재 집권 국민당이 상원 과반을 점유하고 있어서 155조 발동안 의결은 어렵지 않다.

국민당은 카탈루냐의 자치를 중단하고 내년 1월 새로운 지방의회 구성을 위한 선거를 시행키로 제1야당인 사회당과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155조가 발동된 것은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와 세금 문제로 논쟁을 벌였던 1989년 단 한 차례다. 155조가 발동되면 중앙정부와 자치정부 모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자치권 박탈에 저항해 중앙정부 공권력과 카탈루냐 주민들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수도 있다.

자치권 박탈 움직임에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중앙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공식적으로 독립을 선포하겠다고 맞받았다. 마지막 카드를 던진 중앙정부와 자치정부가 극적인 타협을 이뤄낼지, 아니면 끝내 충돌할지 주목된다.

다만 현재로선 양측 갈등이 해소될 기미가 없다. 중앙정부의 거듭된 압박, 독립 시민단체 대표들의 구속 등을 둘러싸고 카탈루냐 주민들 사이에서 반발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에서 중앙정부 비판 집회가 매일 열리는 가운데 21일에는 헌법 155조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