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적 선과 여백… ‘화답’을 생각하다

입력 2017-10-23 05:00
김성은 '화답'(캔버스에 아크릴, 2017년)

변호사이면서 지속적으로 미술 작업을 하고 있는 김성은(45) 작가의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에이블파인아트 갤러리에서 다음 달 1일부터 열린다. 2008년 첫 개인전 이래 올해로 벌써 5번째다.

이번 개인전은 얼핏 동양화 전시를 보는 듯하다. 흐드러진 매화, 푸른 대나무 등 사군자가 소재로 등장했다. 화폭에서 풍기는 여유와 청신한 기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캔버스에 아크릴로 그린 것들이다. 대나무 숲에는 작가의 분신 같은 의자가 놓여있기도 하다.

출품된 22점의 작품에선 서양적 캔버스 위에 동양적 선과 여백을 조화시킨다는 의도가 읽힌다. 작가는 “각박한 현실 사회 에 삶의 여유와 소통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싶었다”고 한다. 이번 개인전 주제인 ‘화답’에 대해서는 “화답이란 시나 노래에 응하여 대답한다는 의미다. 삶은 우리의 존재, 감정, 말과 행동에 대한 주변의 화답을 기다리며 동시에 주변에 화답하며 살아가는 과정 아니겠느냐”며 “누가 앉아 주기를 기다리는 빈 의자에서 휴식을 하는 것, 초봄에 어렵게 피어난 매화를 감상하는 것, 한여름 대나무 숲 사이를 거닐며 군자의 정취를 느끼는 것 모두 존재에 대한 화답”이라고 말했다. 7일까지(02-546-3057).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