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등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 ‘시비어천가’… 시진핑 원톱체제 굳히기

입력 2017-10-21 05:00

중국 2인자 리커창 총리를 비롯한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제시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을 일제히 언급하면서 1인 권력집중 구도가 확고해지는 모습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20일 전날 진행된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대표단 토론에서 리 총리와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장가오리 부총리 등 3명의 상무위원이 일제히 ‘시진핑 사상’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18일 열린 토론회에서는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위정성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류윈산 중앙서기처 서기 등 다른 상무위원 3명이 같은 표현을 썼다. 이로써 정치국 상무위원 7명 가운데 시 주석을 제외한 6명 전원이 ‘시진핑 사상’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리 총리는 특히 대표단 토론에서 “시진핑 사상은 마르크스주의 중국화의 최신 성과이자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이론 체계의 중요 구성부분”이라면서 “시진핑 신시대 사상은 오랫동안 지켜나가야 할 당의 지도사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때 시 주석의 라이벌이자 현 2인자인 리 총리가 이 정도로 극찬한 것은 최고지도부 내에서 시 주석으로의 1인 권력 집중과 시진핑 사상의 당장(黨章) 삽입에 합의를 봤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을 개혁·개방 총설계사 덩샤오핑에 비교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최측근인 차이치 베이징시 서기는 대표단 회의에서 시 주석을 ‘영명한 영수’로까지 지칭하며 “신시대 개혁개방과 현대화 건설의 총설계사”라고 치켜세웠다. 아울러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천민얼(57) 충칭시 서기와 후춘화(54) 광둥성 서기도 신시대 사회주의 현대화 등을 강조하며 시진핑 사상 이행에 한목소리를 냈다.

일각에선 시 주석이 이번에 차기 지도자를 지정하지 않고 10년 임기를 마친 이후 집권 연장을 도모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홍콩 명보는 “시 주석이 50대를 상무위원에 진입시키지 않음으로써 후계구도 자체를 없앨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후춘화와 천민얼 모두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에 실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