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토성 서쪽 성벽 존재 확인… 문지 추정 유구도 발견

입력 2017-10-20 18:46 수정 2017-10-20 21:08
서울 송파구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풍납동 310번지에서 진행하고 있는 풍납토성 서성벽 발굴조사 현장. 송파구 제공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에서 서쪽 성벽 터가 확인되고, 성문이 있던 터인 문지(門址)로 추정되는 유구(遺構·건물의 자취)도 나왔다. 풍납토성의 서성벽은 지상부가 멸실돼 지하에 성벽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추정돼 왔는데 이번에 존재가 확인된 것이다.

송파구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풍납동 310번지에서 진행하고 있는 발굴조사에서 성벽과 석축시설, 문지로 추정되는 유구가 발견됐다고 20일 밝혔다. 성문 터인 문지가 발견된 것은 풍납토성 발굴 20년 만에 처음이다. 드러난 문지에서는 ‘八’자 형태로 인위적으로 돌을 쌓은 양상이 보이며, 성문을 지나는 도로 역할을 했을 폭 7m의 석렬(石烈)이 10m가량 남아 있다.

성벽은 지표의 0.5∼1.5m 아래에서 성벽의 하단부(기저부) 1.5∼2m가 잔존한 형태로 발견됐다. 성벽의 뼈대를 이루는 중심토루(土壘·흙을 다져 쌓아올린 성벽)에 덧대어 쌓은 내벽토루도 발견됐다. 성벽 내측 석축시설은 1999년과 2011년에 동성벽 절개 조사에서 확인된 내벽 석축시설과 동일한 양상을 보였다.

서성벽의 진행 방향은 기존에 학계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약 3m 서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돼 이번 발굴조사지 북쪽에 위치한 삼표레미콘 풍납공장을 관통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삼표산업이 공장 이전을 막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낸 사업인정 고시 취소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심 재판부는 공장 자리에 성벽이 존재할 가능성이 없거나 매우 낮다는 이유로 삼표산업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송파구는 앞으로 잔여 주차장 부지까지 발굴을 확대해 서성벽의 존재를 완전히 규명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