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서동록] 더 포용적인 도시를 향해

입력 2017-10-20 17:28

안 이달고 프랑스 파리시장, 마이클 롤링스 미국 댈러스시장을 비롯해 전 세계 39개 도시 대표단, 시티넷(CityNet) 등 11개 기관, 비즈니스 리더를 합해 총 300여명이 서울에 집결했다. 각기 다른 대륙과 국가의 대표단이 서울에 모인 이유는 단 하나, ‘포용적 성장’이라는 전 세계적 이슈를 화두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포용적 성장을 화두로 전 세계 도시 시장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뉴욕, 파리에 이어 서울이 세 번째였다.

불평등은 전 세계 국가와 도시가 직면한 문제이자 성장을 위해 극복하고 해결해야 하는 현실이다. 2015년 IMF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불평등은 성장과 지속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위 20%의 소득점유율이 1% 증가하면 그 후 5년에 걸쳐 GDP 성장률이 0.08%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성장에 대해 낙수효과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포용적 성장이란 경제 성장에 따른 기회와 부가 사회 전체에 공정하게 분배되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역시 반세기 동안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지만 대기업 위주의 경제 구조는 부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불공정으로 이어지는 사회문제를 낳았다. 서울시는 불평등을 해소하고 경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도시와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신념으로 포용적 성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함께 잘사는 사회, 공정한 삶의 가치가 실현되는 사람 중심의 경제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2월 지방정부로는 처음 ‘경제민주화도시 서울’을 선언했다. 지방정부가 추진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보다 현장 접근성이 높은 지자체의 강점을 활용해 경제적 약자의 권익 보호 및 피해 구제를 위한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꾸준히 이뤄냈으며 서울형 생활임금제, 근로자 이사제를 도입했다. 이러한 서울시의 노력은 새로운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임차인이 마음 편히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임대료 인상 자제를 약속한 ‘안심상가’가 늘어나고, 임차인과 임대인은 상생 협약을 통해 건강한 상권을 위해 힘을 모으고, 창업자나 소상공인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자영업지원센터’는 문을 열었다. 도시 차원의 노력이 불공정한 관행을 바꾸고 불평등을 바로잡는 시작이 되고 있다.

아시아 도시로는 처음 서울에서 개최된 이번 포용적 성장 회의는 이러한 서울의 변화를 비롯해 전 세계 도시와 지방정부의 포용적 성장을 위한 노력을 공유하는 장이 되었다. 세계 도시의 지혜와 경험을 담아 세계 도시 시장단이 작성한 서울선언문에는 나이나 능력, 성별, 사회적·민족적 배경에 관계없이 모든 시민의 삶과 복지를 향상시키고, 현 세대와 후손들에게 더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와 사회를 보장하기 위해 사람 중심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도시의 다짐이 담겼다.

서울선언에는 우리가 꿈꾸는 도시의 모습을 담았다. 우리가 살고 싶은 도시의 미래가 현실이 되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이번 서울선언이 도시의 불평등을 바로잡는 상생의 나침반이 되고, 도시의 노력이 더 광범위한 지역에서 더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마중물이 되길 기원한다.

서동록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