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인사이드] 부산 ‘에이즈 여성’ 7년 전에도 감염 숨기고 성매매… 파문 확산

입력 2017-10-19 22:38 수정 2017-10-20 05:00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감염된 20대 여성이 휴대전화 채팅앱을 통해 남성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한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이 여성은 부산 전역에서 수십 명과 성매매를 한 것으로 드러나 에이즈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 여성은 7년 전에도 에이즈에 걸린 채 성매매를 하다 적발됐다.

19일 부산 남부경찰서는 에이즈에 걸린 사실을 알면서도 남성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한 혐의(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및 성매매 특별법 위반)로 A씨(26·여)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 14일 부산 동래구의 한 모텔에서 일명 ‘랜덤채팅’ 앱을 통해 만난 30대 남성에게 8만원을 받고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20여명의 남성들과 8만∼10만원씩을 받고 성매매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과정에 동거남 B씨(28)가 성매매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조사를 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B씨는 A씨가 에이즈 감염자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성매매를 말리기는커녕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A씨와 동거남 B씨의 휴대전화를 복구해 성매수 남성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매수자가 확인될 경우 보건당국에 의뢰해 에이즈 감염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0년에도 에이즈에 걸린 채 성매매를 한 일로 복역했다. 당시에도 인터넷 채팅을 이용해 성관계를 조건으로 만나는 속칭 ‘조건 만남’을 통해 여러 명의 남성과 성관계를 했다.

출소 후 A씨는 보건소를 통해 매년 집중관리를 받아왔다. 매년 5∼8회 상담을 받았지만 “성매매를 한 적이 없다”고 얘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와 부산시에 따르면 현재 국내 에이즈 감염자는 1만1439명이며, 부산에는 800여명이 치료 등 관리를 받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bhyoon@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