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토머스… 첫날 9언더파 단독 선두

입력 2017-10-19 18:53 수정 2017-10-19 21:50
남자골프 세계 톱랭커인 저스틴 토머스가 제주 서귀포 나인브릿지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에서 4번홀 티샷을 날리고 있다. 뉴시스

19일 오전 8시30분 제주 서귀포 나인브릿지 골프클럽(파72·7196야드). 이른 시간인데도 200여명의 갤러리들이 10번홀로 몰려들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미국프로골프투어(PGA) 정규대회 CJ컵에서 세계적 스타 저스틴 토머스(미국·세계 4위)의 티샷을 직접 눈으로 보러 온 인파였다.

토머스가 티박스에 서자 여기저기서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와 플래시가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티샷을 하려는 순간에도 이런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토머스는 이내 자세를 풀었다. 그래도 소리가 들리자 토머스는 신경이 쓰였는지 잠시 멈칫하다가 티샷을 때렸다. 결국 공은 러프로 빠졌고 보기로 대회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토머스가 티샷하려는 순간 카메라 셔터 소리가 여러 차례 나왔다. 결국 후반 첫 홀인 1번홀에서 참지 못한 토머스는 갤러리 쪽으로 고개를 돌린 뒤 “노 카메라, 노 플래시”라고 말했다.

하지만 갤러리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토머스는 신들린 샷을 때렸다. 특히 갤러리들의 성화가 극심했던 전반 9개 홀에서만 이글 두 개를 비롯해 무려 7타를 줄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토머스는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이글 2개, 보기 2개를 묶어 9언더파로 2위 그룹을 3타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4개의 파5홀에서 보기 없이 2개의 이글과 2개의 버디를 잡아내는 등 괴력의 장타를 뽐냈다. 18번홀(파5)에선 320야드가 넘어가는 티샷을 때려내 갤러리들이 환호했다.

토머스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좋았던 것은) 바람이 많이 도와줬기 때문”이라며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해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보였다. 이어 “분위기가 (다른 PGA 투어 경기장과) 많이 달랐지만 재미있었다”며 “주말 라운드에선 보다 많은 갤러리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민휘가 4언더파 68타를 기록해 제이슨 데이(호주) 등과 공동 12위에 오르며 가장 좋은 성적을 나타냈다. ‘맏형' 최경주도 3언더파를 적어내며 공동 20위로 선전했다.

서귀포=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