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커스] 한국경제 ‘상향등’… 금리인상 강력 신호

입력 2017-10-20 05:02
韓銀 “경제적 여건 성숙”
인상 필요 소수의견 제기
이르면 내달 단행할 수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연내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놨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7월보다 0.2% 포인트 올린 3.0%로 예측했다. 한은이 3분기 연속 세 차례나 전망치를 올리기는 2010년 이후 7년 만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 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와 물가 흐름을 더 지켜보겠다”며 전제를 달았다. 시장에선 사실상 단기간 내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한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다만 16개월 넘게 이어져오던 만장일치 기조가 깨졌다. 이일형 금통위원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이 위원은 한은이 추천한 금통위원이다. 한은 총재, 부총재와 함께 ‘통화 긴축’을 강조하는 매파로 꼽힌다.

소수의견은 금통위의 다음 행보를 알려주는 신호탄이다. 지난해 4월 하성근 전 금통위원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낸 이후 두 달 만인 그해 6월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낮췄었다. 이후 16개월 동안 동결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역대 최저인 연 1.25% 기준금리의 역대 최장 동결 기록이다.

금통위가 내놓은 ‘10월 통화정책방향’에도 기준금리 인상 신호로 읽힐 문구들이 대거 들어갔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비도 완만하게 확대된다”며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라고 판단했다. 수출이 세계 경제의 회복세에 힘입어 더 나아지고 내수도 정부의 적극적 재정 지출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전격 상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은 2.9%로 유지했다. 이 역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경기 회복세 인식으로 추후 기준금리 인상의 근거로 활용 가능하다.

한은은 매년 1월과 4, 7, 10월에 경제전망을 수정 발표한다. 지난 1월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봤지만 4월에 2.6%로 높였다. 7월에 2.8%로 올린 뒤 다시 이번에 3.0%로 상향 조정했다. 장민 조사국장은 “7월에는 제외했던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집행 효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관광객 감소, 무역 피해 등으로 올해 성장률을 0.4% 포인트 낮추는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산됐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