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똑똑해진 빅스비… 스마트폰 넘어 모든 가전 속으로

입력 2017-10-20 05:00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17’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는 모든 카테고리의 삼성제품들을 서로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제공

“하이! 빅스비, 내 딸 최근 사진 좀 찾아줘.”

삼성전자 이인종 무선사업부 CTO(최고기술책임자·부사장)가 갤럭시 노트8에 대고 말하자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비서인 ‘빅스비’가 이라크 파병 미군으로 근무 중인 이 부사장의 딸을 찾아냈다. 이어 “이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줘”라고 말하자 빅스비는 그대로 실행했다.

이 부사장이 18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17’에서 선보인 음성인식 서비스다. 이 자리에서는 삼성전자 기존 서비스의 개방성과 연결성을 대폭 강화한 AI와 사물인터넷(IoT) 비전이 제시됐다.

빅스비는 삼성전자가 인수한 AI 랩 ‘비브’의 기술이 더해지면서 더욱 진화한 모습이었다. 빅스비 2.0 버전은 삼성전자의 어느 제품에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언어 인식 능력이 향상됐고 가족 구성원 등 다양한 사람을 인지해 맞춤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에 출시되는 스마트TV부터 새 빅스비를 탑재할 예정이다.

빅스비 2.0 소프트웨어 개발도구는 일부 개발자에게 우선 제공되지만 향후 모든 개발자에게 공개된다. 다양한 개발자들이 빅스비에 탑재된 애플리케이션을 발전시키도록 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아틱, 삼성 커넥트 등으로 나눠져 있는 자사의 IoT 서비스를 스마트싱스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다. 통합 스마트싱스는 모든 삼성전자 IoT 플랫폼과 서비스를 연결할 예정이다. 콘퍼런스 기조연설에 나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고동진 사장은 “삼성전자는 모든 카테고리의 제품들을 서로 연결하고 소통하게 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더욱 혁신적이고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파트너·개발자들이 보다 쉽고 빠르고 안전하게 참여해 수십억개의 삼성 제품과 서비스들을 통해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에코시스템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에서 구글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가상현실(VR)에 이어 증강현실(AR) 분야도 공략할 계획이다. 개발자들은 구글의 증강현실 개발도구를 사용해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AR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19일 미국 워싱턴 그랜드하얏트 워싱턴 DC에서 열린 재계 리더들의 모임인 ‘워싱턴 경제클럽’ 기조연설에서 “이제 IT 산업은 AI, IoT, 클라우드, 5G로 인해 혁신의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이런 기술은 생산성 혁신, 건강, 환경, 삶의 질 향상 등 우리의 삶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점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와 같은 핵심 부품에서 리더십,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융합하는 역량을 통해 이 시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