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이 많아지고, 비대면 업무 비중이 커지면 은행점포는 모두 사라질까. 답은 ‘알 수 없다’이다. 은행점포가 줄어들고 있고 무게중심이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넘어가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영업점에서만 제공 가능한 유무형의 자산이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도 영업점포의 변화를 통해 생존을 꾀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이 선택한 모델은 ‘사랑방’이다. NH농협은행은 서울 강남구 역삼금융센터 이점 개점식을 가졌다고 19일 밝혔다. 역삼금융센터는 은행지점에 카페를 접목한 특화점포 ‘카페 인 브랜치(Cafe In Branch)’ 1호 지점이다. 개인금융과 기업금융을 모두 취급하며 1층에 ‘디 초콜릿 커드 앤드’ 카페가 입점해 있어 단순히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만남과 휴식의 공간을 제공한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농협은행 점포는 지역주민의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며 “새로운 형식의 점포로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복합공간이 되겠다”고 말했다.
‘복합점포’도 시중은행이 꺼낼 수 있는 하나의 카드다. 은행을 찾아 입출금 같은 단순 은행업무만 보는 것이 아니라 투자, 부동산 상담 등의 서비스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B금융은 지난달 KB국민은행과 KB증권의 복합점포 4곳을 새롭게 열었다. 이로써 KB금융의 통합자산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복합점포는 43개로 늘었다. 복합점포에선 은행과 증권의 우수 프라이빗뱅커(PB)가 한 팀으로 합을 맞춰 종합자산관리솔루션을 제공한다. IBK기업은행도 서울 양천구 목동의 목동PB센터에 IBK투자증권을 입점시켜 ‘목동WM센터’로 개점했다. 증여·상속, 세무, 부동산 상담 등 복합서비스를 제공한다. IBK기업은행은 올 연말까지 10개로 WM센터를 확대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강점인 외환 업무를 특화했다. 서울 구로구, 경기도 안산시 등 외국인근로자가 많이 사는 지역에 위치한 점포 15곳이 일요일 영업을 하고 있다. 주말에도 해외송금 등의 금융거래 편의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분명 은행 들어갔는데… 어, 카페네!
입력 2017-10-20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