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튀는 타격 대결의 승자는 두산 베어스였다. 두산이 홈런포 4방을 포함해 장단 15안타를 때려내는 매서운 타격 쇼를 펼치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이 두 방의 스리런포, 지명타자 최주환이 역전 만루포로 승리를 쌍끌이했다.
두산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NC를 17대 7로 완파했다. 전날 1차전을 내준 두산은 이날 승리로 NC와 1승1패 균형을 맞췄다. 두산은 1, 2차전에서 ‘원투펀치’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이 각각 6실점으로 부진했지만 타선의 활약 덕분에 한숨을 돌렸다.
경기 초반은 NC의 분위기였다. 두산은 1회말 박건우의 솔로포로 선취점을 올렸다. 그러나 2회초 NC 지석훈과 김성욱에게 솔로 홈런과 투런포를 얻어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4회초 1사에선 재비어 스크럭스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1-4로 끌려갔다.
두산 타선은 3회말부터 힘을 냈다. 김재환이 동점 스리런포를 날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2홈런으로 활약했던 거포 김재환의 귀환하는 순간이었다.
두산은 4-4로 맞선 6회초 NC 나성범에게 투런포를 내줘 재역전을 허용했다. 이번에는 두산 지명타자 최주환이 해결사로 나섰다. 최주환은 NC의 바뀐 투수 제프 맨쉽을 상대로 역전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렸다. 이후 두산은 완전히 흐름을 탔다. 이어진 2사 1, 2루 기회에서 김재환이 다시 한 번 3점포를 때려냈다. 12-6으로 달아난 두산은 완벽히 승기를 잡았다. 7∼8회에 거쳐 5점을 추가로 뽑아내며 10점차 완승을 거뒀다.
단숨에 경기 흐름을 바꾼 최주환은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최주환은 이날 경기 전까지 플레이오프 통산 타율이 0.071(14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홈런은 단 1개도 없었다. 그러나 결정적 찬스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팀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김재환도 3타수 2안타 7타점 3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제 몫을 다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1승1패 원점으로 돌아왔다. 특별한 터닝 포인트는 없었지만 타자들이 너무 잘 쳐서 이긴 경기였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NC는 이날 총 9명의 투수를 투입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4번 타자 스크럭스는 전날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 나성범은 2안타(1홈런) 2타점 경기를 펼쳤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패장이 된 NC 김경문 감독은 “불펜이 중간에서 실점을 덜 해야 하는데 점수를 많이 내주면서 잔치다운 경기를 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두산과 NC는 이날 각종 포스트시즌 기록을 갈아치웠다. 양 팀은 각각 4방씩 총 8홈런을 쏘아 올렸는데, 이는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홈런 신기록이다. 또한 양 팀이 올린 24득점도 플레이오프 최다 기록이다.
승부의 분수령이 될 플레이오프 3차전은 20일 오후 6시30분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다. 두산은 마이클 보우덴, NC는 에릭 해커가 선발로 나선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곰, 안방서 뚝심 제대로 보였다
입력 2017-10-18 2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