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부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 후 이들을 함께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초청 형식으로 이뤄진 만찬은 대통령 내외가 거주하는 청와대 관저에서 진행됐다. 오후 6시30분에 시작된 만찬은 와인을 곁들이며 2시간35분가량 이어져 9시를 넘어 종료됐다. 문 대통령을 제외한 참석자 모두 현역 자치단체장인 만큼 지방분권 및 균형 발전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지방 예산이 좀더 효율적으로 분배돼야 지방분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참석자들의 요청에 “개헌을 통해 지방분권이 보다 실효성 있게 보장되는 방향으로 가지 않겠느냐. (개헌에) 관련 사안이 중요한 의제로 반영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시장, 이 시장 등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방선거 출마 등 정치 현안에 대한 대화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건강을 기원하는 등 가벼운 이야기도 오갔다. 문 대통령은 “시간이 많지 않은 형편상 건강관리는 특별히 할 수 없지만 경내 산책이나 휴일 북악산 등반을 통해 건강을 챙기고 있다”며 “걷기가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도 덕에 지역 민심도 긍정적”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또 “대선이 끝나고 진작 만났어야 하는데,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자리를 마련했다”며 “좋은 경선 후보들이 저마다 역할을 해주셨다”고 사의를 표했다. 청와대는 참석자들에게 대통령 시계와 머그잔을 기념품으로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전 민주당 대선 주자들과 한 차례 단합의 자리를 가진 적이 있다. 지난 4월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서울 마포의 한 호프집에서 대선 경선을 완주했던 안 지사, 이 시장, 최 시장과 ‘호프타임’을 가졌다. 박 시장은 경선에는 참여하지 않아 당시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문동성 김판 기자 theMoon@kmib.co.kr
文 대통령, 대선 때 당내 경쟁자 4인과 만찬… 박원순·안희정·이재명·최성 초청
입력 2017-10-18 21:35 수정 2017-10-18 2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