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의 황제 대관식’… 후계 지정 않고 3연임 가능성도
언론들 “당 대회 통해 무소불위 권력 틀어쥘 것”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2기 출범을 알리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의 최대 관심사는 시 주석의 권력이 어느 정도 강화될지에 쏠려 있다. ‘시진핑 사상’이 당장(黨章·당헌)에 어떻게 명기되는지와 당 주석제 부활 여부 등의 윤곽이 잡혀야 이를 가늠해볼 수 있다.
중화권 매체들과 서방 언론들은 대체로 시 주석이 이번 당대회를 통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틀어쥐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인 체제 장기화라는 의미에서 19차 당대회가 시 주석의 ‘황제 대관식’이나 다름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이 2022년에 퇴진할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이번 당대회에서 2300명의 대표들이 당장 수정 작업과 함께 당과 군에 대한 시 주석의 권력을 강화시켜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7상8하’(67세 연임, 68세 퇴임) 원칙이 공산당의 불문율이지만 시 주석 장기 집권의 길을 터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장기 1인 체제는 한때 후계자로 거론됐던 쑨정차이 전 충칭시 공산당 서기까지 숙청되면서 이미 예고돼 왔다. WSJ는 당 고위 인사가 시 주석의 업적을 칭송하면서 임기 연장 제안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당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시 주석이 2022년 이후 당 주석 제도를 부활시켜 당 주석 지위를 차지해 집단지도체제를 폐기하고 1인 체제를 구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CNN방송은 이번 당대회를 중국판 ‘왕좌의 게임'으로 표현했고, 시 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의 거취에 주목했다.
시 주석이 당대회 개막 연설에서 ‘새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는 용어를 수차례 강조하고 세부 지침까지 제시한 것도 주목된다. 시 주석이 국가통치 이념으로 강조해온 ‘치국이정(治國理政) 신이념, 신사상, 신전략'을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로 정의해 당장에 명기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덩샤오핑이 처음 제시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이론을 계승·발전함으로써 시 주석이 덩샤오핑의 권위를 이어받으려는 포석일 수도 있다. 덩샤오핑은 1982년 12차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처음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을 천명하고 개혁·개방을 실시했다.
만약 시 주석 1인 체제가 공고해진다면 후계자 구도 역시 의미가 축소될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차기 후계자로 천민얼(56) 충칭시 서기와 후춘화(54) 광둥성 서기가 유력하다. 7상8하 관례에 따라 50대인 이들은 이번에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해야 5년, 10년 뒤 중국을 이끌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화권 매체에선 시 주석이 후계자 지명 없이 3연임을 위한 권력 구도를 만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에 서버를 둔 보쉰은 후춘화와 천민얼이 탈락하고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과 자오러지 중앙조직부장이 상무위원에 입성할 것이라고 전날 보도했다. 보쉰은 5년 전인 18차 당대회 때 현재의 상무위원 7인 명단을 족집게처럼 맞힌 매체다.
홍콩 명보도 이번 당대회에서 선출될 230여명의 중앙위원 명단 작성을 시 주석이 직접 지휘한 점을 근거로 후계자 지명이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전날 퉈전 중앙선전부 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중앙위원과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선출 과정에서 시 주석이 직접 조장을 맡아 위원 추천과 심사 등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中 19차 당대회] 시진핑 2기… 막 오른 ‘1인 권력체제’
입력 2017-10-19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