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은 삼성넥스트 사장 “기술 혁신 일어날 공간은 집… 제3의 물결 가능”

입력 2017-10-18 21:51

삼성전자 산하 혁신조직인 ‘삼성 넥스트’의 데이비드 은(사진) 사장이 앞으로 기술 혁신이 일어날 공간으로 ‘집’을 꼽았다. 또 관련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은 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개최한 기술 콘퍼런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프로그램할 수 있는 사물로 집이 가득 덮여 있는 제3의 물결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아마존과 구글 등은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등 인공지능 음성인식 시스템을 장착한 장치와 소프트웨어를 경쟁적으로 개발, 출시하고 있다. 음성 명령으로 문을 열거나 조명을 어둡게 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AI가 구현되고 있다.

은 사장이 언급한 ‘제3의 물결’도 이러한 스마트홈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끌고 있는 삼성 넥스트는 2013년 설립 이래 미국을 중심으로 사물인터넷과 증강현실, AI 분야의 스타트업 60개에 투자했다. WSJ는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냉장고에 이르는 삼성 하드웨어를 관통하고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은 사장은 삼성전자가 가상현실 헤드셋을 개발하기 2∼3년 전 관련 스타트업 지분을 인수한 사례를 들고 삼성전자가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채택하기 전 이를 인식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이 미래에 성장과 성공을 지속하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세심한 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선 “회사의 혁신적 변화를 진정으로 추진했던 선지자(visionary)”라고 표현했다.

은 사장은 하버드대 법학박사 출신으로 2012년 삼성전자에 영입돼 4년 만에 사장에 오른 인물이다. 이 부회장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권오현 부회장의 지난 13일 용퇴 발표로 조만간 대규모 사장단 인사가 있을 전망이다. 이른바 ‘이재용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은 사장이 어떤 역할을 맡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