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유남석 광주고법원장은 일선 법원부터 법원행정처와 헌법재판소까지 두루 거친 정통 법관이다. 유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 첫 헌법재판관이 탄생하게 된다.
유 후보자는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근무하던 1988년 6월 제2차 사법파동으로 번진 이른바 ‘맥줏집 모임’의 멤버였다. 유 후보자를 포함한 동기생 판사 4명 등이 서울의 한 맥줏집에 모여 김용철 당시 대법원장의 유임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기로 합의했다. 이들의 성명에 동료 법관들이 잇따라 지지 서명을 했고 김 전 대법원장은 끝내 사퇴했다. 이후 유 후보자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과 함께 우리법연구회를 출범했다.
당시 맥줏집 멤버였던 이광범 LKB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유 후보자는) 유독 조용하고 남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며 “보수나 진보라는 색깔로 재단할 수 없는, 법대로 하는 법관”이라고 전했다.
유 후보자는 두 차례 헌재에 파견 근무를 해 헌법재판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스트리아 헌법재판제도 등 헌법 관련 논문도 다수 저술했다. 헌법을 공부하는 판사들의 모임인 헌법연구회 회장도 역임했다. 2012년 당시 김병화 대법관 후보의 자진 사퇴로 대법관 후보에 추천된 이래 줄곧 유력한 대법관 후보로 거론돼 왔다.
앞서 유 후보자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추천했던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유 후보자는 평소 성품이 겸손하고 따뜻하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양쪽의 견해를 경청하는 열린 마음을 가진 법관”이라며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유 후보자는 부인 민예홍씨와 사이에 2녀를 두고 있다. 장인은 민경갑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이다. 지난 3월 공직자 재산공개에선 경기도 분당 소재 아파트와 동양화 등 13억원 상당의 재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민철 이가현 기자 listen@kmib.co.kr
‘우리법연구회’ 창립회원 출신… 유남석 누구?
입력 2017-10-19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