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김원배(사진) 이사가 18일 사의를 표명했다. 방문진 사무처는 “김 이사가 오늘 오전 사무처에 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MBC 사장 선임권을 갖고 있는 방문진 이사진의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경영진 사퇴를 요구하며 시작된 MBC 파업이 중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목원대 총장을 지낸 김 이사는 구 여권 추천으로 2013년부터 방문진 이사로 활동했고 지난해 MBC 경영평가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김 이사가 소위원장을 맡아 작성된 ‘2016년 MBC 경영평가 보고서’는 지난달 초 이사회에서 채택되지 못했다. 구 여권 측 이사들이 보고서에 포함된 보도·시사 부문의 공정성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지난 11일 방문진에 대한 감사 권한을 가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MBC 관련 자료를 요청하자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이사는 보고서 건과 MBC 파업 등 일련의 사태에 큰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공식 사퇴서를 제출하면 방문진 사무처는 방통위에 보궐이사 선임을 요청할 예정이다. 방문진 이사진은 방문진법에 따라 총 9명 중 여권이 6명, 야권이 3명 추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한다. 구 여권 추천인 김 이사의 후임은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천권을 갖는다. 김 이사에 앞서 지난달 초 사퇴한 유의선 전 이사(구 여권 추천)의 보궐이사까지 민주당 추천으로 임명되면 방문진 이사진은 구 여권과 구 야권의 6대 3 구도에서 4대 5 구도로 역전된다. 이렇게 될 경우 방문진이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 안건, 김장겸 MBC 사장 해임 안건 등을 이사회에 상정해 통과시킬 가능성이 커진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김원배 방문진 이사 사의 표명
입력 2017-10-18 18:37 수정 2017-10-18 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