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골프 회동부터 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18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첫날인 다음 달 5일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양국 정상이 동반 라운딩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당일 비공식 만찬에 앞서 열릴 예정인 골프장 회동에는 남자 골프 세계랭킹 3위 마쓰야마 히데키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1929년 문을 연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은 일본 최초의 36홀 골프장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 골프 경기가 열리는 곳이다. 일본 정·재계 인사들을 단골로 둔 이 골프장은 배타적인 남성 전용 골프 클럽으로 지탄을 받기도 했다. 남성만 정회원이 될 수 있고 정회원과 동행한 여성이라도 주말과 공휴일 라운딩이 금지된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재일동포 등 외국인에게도 닫혀 있는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은 올림픽을 앞두고 비난 여론이 커지자 지난 3월 남성만 정회원이 될 수 있다는 방침을 변경했다.
한편 골프광으로 알려진 두 정상의 유별난 골프 사랑도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미국에서 열린 양국 간 첫 정상회담 때도 아베 총리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본인 소유 골프장으로 초대해 5시간 동안 골프를 즐겼다. 그에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당선인 신분이던 트럼프와 뉴욕에서 만나 골프채를 선물했고, 트럼프는 답례품으로 골프 의류를 건넸다.
산적한 현안 논의에 앞서 유대감을 다지기 위한 미·일 정상의 골프 외교는 그 유래가 195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베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가 당시 미국을 방문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가진 바 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트럼프·아베 일단 골프부터… 방일 첫날 ‘마초 골프장’서
입력 2017-10-19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