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더럽고 밤에도 불 안꺼”… 朴, 국제 여론전

입력 2017-10-18 19:34 수정 2017-10-18 23:35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차갑고 더러운 감옥에서 고통받고 있다”고 해외 언론을 통해 주장했다.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여론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법무부 교정본부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인권침해 요소가 전혀 없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처우는 달라질 게 없다”고 18일 밝혔다.

미국 CNN방송은 17일(현지시간)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률팀 MH그룹 관계자를 인용해“박 전 대통령이 감옥에서 인권을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MH그룹은 박 전 대통령이 만성질환과 영양부족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으며, 침대도 없고 밤에도 계속 불이 켜져 있어 잠을 잘 수 없는 등 기본권을 침해받고 있다는 내용의 문서 초안을 CNN에 보냈다. MH그룹은 이 문서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 문서에는 수사가 강압적이었고 재판 일정이 부당하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CNN은 MH그룹이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대통령의 아들 사이프 카다피 등 고위급 인사들의 국제법 및 외교 관련 소송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구치소 관계자는 수면 박탈 논란에 대해 “수용자 관리 차원에서 취침시간에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을 만큼 불을 켜두긴 하지만 잠을 못 잘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구치소 내부 의료진이 수시로 진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두 차례 진료를 받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수용 초기부터 침대 설치를 요청했지만 구치소 측은 형평성을 고려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허리통증을 호소해 접이식 매트리스를 추가로 지급했다”고 말했다.

서울구치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10.08㎡의 방을 혼자 쓰고 있다. 일반 수용자 6∼7명분의 공간을 혼자 차지하고 있어 오히려 특혜라는 지적도 있다. 그가 쓰는 방은 주한미군 사범들이 주로 쓰던 곳을 개조한 곳으로, 일반 수용자들과 분리하기 위해 여자 수용동 한쪽 구석에 위치해 있다. 바닥에는 난방을 위한 전기 열선도 깔려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기간 연장이 결정된 지난 13일 큰 실망감을 나타내긴 했지만 이후 큰 동요 없이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신훈 기자 zorba@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